"손가락으로 사람 죽이는 맘카페...보육교사 지켜달라" 어린이집 원장 호소
[아시아경제 이주미 기자] 맘카페에 게시된 '아동학대 의혹 글'에 상심한 어린이집 원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마녀사냥'으로부터 보육교사를 지켜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손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는 맘카페로부터 보육교직원들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어린이집 원장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맘카페에 올라오는 주장이 허위사실일 때, 무고죄로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요즘 보육교직원들에 대한 시선은 '잠재적 범죄자'"라며 "얼마 전 어린이날에 동탄 맘카페에 아동학대라고 글을 올린 한 사람 때문에, 한 가족이 파탄되고 한 분은 하늘의 별이 되셨다. 자신의 일이 아닌 일을 자신이 당한 일처럼 쓰고, 아동학대범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맘카페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며 "한번 이미지가 실추되면 이제까지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던 그 일은 아무런 공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보며 공을 얻고자 함도 아니고, 그저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자라나는 모습들을 보고 싶어서 열심으로 뛰어왔는데, 누군가의 오해와 아직 판결이 나지도 않은 사건들을 맘카페에 공유하면서 손가락으로 사람을 죽여나간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아동학대는 신고가 이루어지면 무조건 검찰까지 가게 되고,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의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누가 감당해야 하느냐"면서 "변호사를 선임한다 해도 가해자 집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인 원과 보육교직원을 '이상한 사람들'로 치부한다. 무죄로 나와도 학부모를 상대로 무고죄, 업무방해, 인격모독죄를 진행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동학대가 이뤄지면 안 되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아동학대가 있다면 원이든 가정이든 엄벌을 받게 해야 한다"면서도 "손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는 마녀사냥, 허위사실 유포가 이뤄졌을 때 무고죄, 업무방해죄 처벌이 가능하도록 방안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동탄지역 최대 온라인 카페인 '동탄맘들 모여라'에 '어린이집 학대 신고하였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 가량 해당 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켰다는 글쓴이는 "아이 몸에 손톱 긁힌 자국이 생긴 채 하원했다" "아이가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한다" "상황이 의심스러워 어린이집 CCTV를 봤는데, 원장이 넘어지는 아이를 방치하고, 선반 위에 오르는 아이의 발과 다리에 딱밤을 때렸다" 등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글은 5000여명이 읽었고, 댓글 수십개가 순식간에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영상 속 선반에 오르던 아이의 부모는 당시 원장의 행위를 학대로 생각하지 않았고, A씨를 위해 탄원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쓴 탄원서에는 "원장이 그동안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것을 봤을 때 아동학대를 할 사람이 아니다" "원장을 100% 믿는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원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글쓴이를 찾아가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모욕감만 느낀 채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원장은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됐다. 글쓴이는 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글을 삭제한 뒤 카페를 탈퇴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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