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며들었다" 윤여정 수상에 젊은층 열광
유튜버 박막례·밀라논나도 화제
전문가 "청년들, 젊은 생각 가진 시니어 세대에 관심 갖는 것"

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의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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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다섯 후보는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배우 윤여정(74)이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트로피를 손에 거머쥔 후 밝힌 소감이다. 그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젊은층의 반응이 뜨겁다. 청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며들었다'(윤여정+스며들었다)는 신조어와 함께 '윤여정 어록'을 공유하는 등 열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청년층은 윤여정을 비롯해 나이의 장벽을 깨고 유튜버에 도전한 시니어 세대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전문가는 시니어 세대의 도전정신과 권위를 벗어던진 소통 능력 등이 젊은층의 이목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윤여정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영화 '미나리'를 통해 전 세계 유수 영화제 및 시상식을 휩쓴 데 이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것을 계기로 그의 과거 어록까지 주목받고 있다.

배우 윤여정. 사진=tvN '꽃보다 누나' 방송화면 캡처.

배우 윤여정. 사진=tvN '꽃보다 누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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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솔직한 입담으로 청년층들에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2013년 tvN '꽃보다 누나'에 출연할 당시 "60세가 되어도 인생은 모른다. 나도 처음 살아보는 거니까. 나도 67살은 처음"이라며 "처음 살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아쉬울 수밖에 없고 아플 수밖에 없다. 그냥 사는 거다"라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또 그는 2017년 tvN '택시'에서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불공평이다. 그런데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한다. 나는 극복했다"고 말해 청년들에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윤여정 특유의 입담은 '탈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인 오모(29)씨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에 감동받았다. 큰 시상식이고 심지어 언어도 달라 많이 긴장하셨을 텐데, 주눅 들지 않고 여유롭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1)씨 역시 "우리가 어른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윤여정 같은 모습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청년들을 막 대하는 어른들과 달리 윤여정은 우리에게 말을 통해 공감을 준다. 그 공감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고 했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사진=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화면 캡처.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사진=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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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윤여정을 비롯해 '젊은 생각'을 가진 시니어 세대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구독자 131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버 박막례(74) 할머니와 패션 유튜버로 각광받고 있는 밀라논나(장명숙·69)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적지 않은 나이에 유튜브에 발을 디디게 된 건 지인들의 영향이 컸다. 식당 운영을 하며 50년 넘게 일을 하던 박 할머니는 2016년 한 의사로부터 '치매를 주의하라'는 소견을 들었다. 이에 손녀 김유라씨는 박 할머니에게 "치매를 예방하자"며 영상 촬영을 제안했고, 박 할머니는 7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유튜브에 입문하게 됐다. 그는 5년째 구수한 사투리와 유쾌한 입담으로 젊은층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밀라논나 역시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로 친한 후배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10년 전 이탈리아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썼다. 10년이 지났으니까 다시 쓰고 싶었다. 또 젊은 분들이 명품을 좋아하는 건 좋은데 '본인이 명품이 되면 된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며 "후배의 조언으로 재미 삼아 유튜버를 시작하게 됐고, 저는 매일 설렌다"고 했다.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 사진=tvN '유 퀴즈 온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 사진=tvN '유 퀴즈 온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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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밀라논나는 '논나의 아.지.트'라는 코너를 통해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종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가족·연애·취업 등 다양한 고민을 듣고 진솔한 조언을 건네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예컨대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에게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거다. 하지만 이게 쉽지만은 않다"라며 "그러나 '너무 무서워서 못 견디겠다', '내 멘탈이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직장을 나오라고 하고 싶다. 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륜에서 묻어나는 진실한 조언은 청년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충분했다.


전문가는 시니어 세대가 주목받는 이유로 '도전'과 '소통'을 언급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는 어르신에 대한 양가감정이 있다. 나이 든 기성세대를 '꼰대'로 보는 부정적 시각도 있는 반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들어 후자에 가까운 시니어 세대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연세는 있지만 젊은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에 대해 청년들이 열광하는 거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젊은층에게 사랑받는 시니어 세대는 '도전'과 '소통'의 키워드를 갖고 있다"라며 "예컨대 윤여정의 경우, 지금까지 해왔던 일련의 연기 활동들이 일반적인 여배우의 흐름과는 다르다. 그는 악역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중간중간 맡았던 배역들도 평이한 배역보다는 비범한 캐릭터들에 많이 도전해왔다. 이런 도전 의식이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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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 평론가는 "소통의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고 위치에 있는 배우가 자신을 내려놓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소통의 일환"이라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와 밀라논나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유튜버에 '도전'한 거고, 유튜브를 통해 젊은층과 '소통'하면서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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