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타격 심화
발길 끊기면서 적자 시달려
서울 620곳 중 명동 162곳 폐점

화장품은 261개 늘었지만
원브랜드숍↓, 대형편집숍↑
작년 주요 업체들 800곳 넘게 구조조정

"문 열수록 빚더미" 패션 소매업 1100곳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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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서 가두점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지난해 남성 의류 매장을 정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수개월간의 적자를 버티지 못했다. 김씨는 "하루에 티셔츠 2장도 못 판 날도 많았다"면서 "직원도 없이 혼자 10시간을 일해도 임대료와 유지비는커녕 빚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매장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옷·신발가게 지난해 1000개 넘게 줄어

패션업종 종사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면서 의류를 구매하는 수요가 급감했다. 패션 대기업조차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기 위해 몸집을 최대한 줄였다.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그나마 남은 수요도 e커머스로 집중되면서 패션 가두점 사업자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가두 매장 수익률이 높다는 것도 옛말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가두점의 평균 마진율은 30%대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수요가 e커머스로 집중되면서 연매출 50억원의 ‘대박 매장’도 사라졌다.

29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등록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패션 소매 사업자는 올해 1월 말 기준 9만1201개로, 지난해 1월 9만2362개보다 1162개(1.3%) 줄었다. 패션 소매 사업자 범주에는 옷가게와 신발가게 등이 들어간다. 100대 생활업종 전체 사업자 수는 총 257만1568개로, 지난해보다 7% 증가했다. 근린 상권 사업자, 숙박업체 등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업종 사업자 수는 전국 17개 자치단체 중 13개 지역에서 줄었다. 서울 지역에서만 620개 사업자가 문을 닫았다. 관광특구 명동에서만 162개가 폐점했다. 이어 서대문구(51개), 강남구(38개), 마포구(24개) 순이었다. 반면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몰린 제주지역은 오히려 50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상권의 공실률도 올랐다. 올 1분기 명동의 상가 10곳 중 4곳은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을 보면,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38.3%다. 지난해 4분기(22.3%)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홍대와 합정동의 공실률도 13.1%로 전분기(8.6%)보다 높아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임대료가 낮아졌지만, 워낙 패션 경기가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가두 매장에 투자하려는 사업자들이 거의 없다"면서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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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게, 늘긴 늘었는데

핵심 상권 주요 가두매장인 화장품 사업자는 지난해보다 261개 늘었다. 다만 서울은 84개가 줄었다. 명동에서는 30곳 가까이 문을 닫았다. 숫자상으로는 늘었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원브랜드숍은 줄었지만 대형 편집숍 매장이 늘었다"면서 "지역 상권에서는 대형마트의 폐점으로 가두점으로 나오는 화장품 매장이 늘어나며 숫자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는 대기업 직영점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문을 닫은 점포가 통계보다 더욱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니스프리,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등은 대리점보다 직영점이 더 많다. 미샤는 지난해 164개 매장을 닫았고, 이니스프리도 260개 줄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화장품업체들은 직영점 중심으로 원브랜드숍 가두 매장을 800개 넘게 구조조정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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