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사재 출연해 재단 만들고 개원한 '천마어린이집'이 시작
생전 발간 에세이집선 "어린이가 길거리 배회 않도록 소매 걷어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생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삼성서울병원 건립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생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삼성서울병원 건립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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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28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사업에 총 30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은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돈이 없어 고귀한 생명을 잃는 어린이가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자는 취지다.


이는 고인의 '인간과 생명 존중' 경영 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며 남다른 '어린이 사랑'도 반영한 것이다. 유족은 이런 뜻을 받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를 후원함으로써 긴 안목에서 ‘희망’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아 기업이 꺼리는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900억원을 내놓아 장기적으로 더 많은 환아들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사실상 첫 번째로 추진한 사회공헌 활동은 어린이 복지 사업이었다. 1989년 사재 102억원을 출연해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했고, 이를 통해 같은 해 12월 첫 번째 어린이집인 '천마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이후에도 이 사업은 지속돼 지금은 전국 30여개 삼성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고인은 취임 직후 외부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창 밖에 낙후된 주택이 밀집해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비서진을 불러 어린이집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어린이집 건설 중 직접 현장을 찾아 "5~6살 어린이들이 생활할 텐데 가구 모서리가 각이 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하루 급식의 칼로리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고인은 삼성복지재단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 지원 사업, 민간 복지기관 지원 등을 진행함으로써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어린이 복지를 향상하는 데 기여했다. 2002년에는 총 4500억원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설립한 데 이어 2006년 사재 3500억원을 추가해 교육부로 이관하는 등 어린이·청소년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질병에 시달리는 어린이에 대한 지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겼다. 2013년 발달장애를 겪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문치료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200억원을 기부했으며, 이에 힘입어 2017년 10월 서울 서초구 서울시어린이병원 내에 삼성발달센터가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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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생전에 발간한 에세이집에서 "이제는 더 실질적인 어린이 교육에 소매 걷고 나서야 한다"면서 "어린 자녀들이 더 이상 길거리에서 배회하거나 시간을 때우러 이곳저곳을 전전하지 않도록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고 여가 시설도 다양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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