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홍 개인전, ‘빛 색(色) 꽃 색(色)이 되다’…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의 순환
[아시아경제(서울)=이영규 기자] 화단이 주목하는 유연홍 작가의 첫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갤러리에서 다음 달 1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빛 색(色) 꽃 색(色)이 되다'를 주제로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나무, 꽃, 솔방울을 주제로 한 구상화 20여 점이 선보인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유연홍 작가는 원초적인 생명인 자연을 모티브로 활동해 왔다. 전북 정읍 내장산 출신인 작가는 빛과 색이라는 무형의 에너지를 현실의 유형의 에너지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통해 순간의 미적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소나무와 꽃 그리고 솔방울 시리즈는 단지 붓과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다. 오히려 맑고 투명하기조차 한 영혼의 울림이 그려낸 자연(自然)이다. 영혼을 두드리는 울림은 붓질이 되었고, 물감으로 채색되었을 뿐이다.
어린 시절의 소년은 외로웠다. 위로 받고 싶었고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가난한 농부의 9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난 작가는 존재감 없는 아이였다. 바로 그때 연필 한 자루와 스케치북 한 권이 꿈을 키우는 도구가 되었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내장산과 들녘은 소년의 전용 화실이 되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매 순간 눈에 들어온 풍경은 그림이 되었고, 자연이 주는 신비와 생명을 온몸으로 체득한 시기였다.
그림쟁이가 되는 것을 반대한 부모님 몰래 시작한 그림은 작가의 전부가 되었고, 직업이 되었다. '가난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아니다'는 작가의 긍정 인생 공식도 자연 속에서 키워진 유년의 경험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은 부드러운 햇살과 생동감이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느낌은 사실적 재현은 물론 파노라마 구도로 한층 강화된다. 섬세한 묘사는 빛과 대상의 균형을 절묘한 풍경으로 담아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가의 웅장한 소나무 숲 작품들과 서정적인 빛깔의 꽃 그림,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솔방울 시리즈를 <산책>, <여행>, <순환>이라는 테마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소나무 숲과 유채꽃, 벚꽃을 담은 사실적인 풍경화는 그가 2000년대 초반부터 새롭게 화폭에 담아내던 소재들이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 산수화와 사실적인 경계를 넘나든다. 화풍은 옛 선비풍의 문인화 기품과 서민 화가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소박함과 투박함이 공존한다. 그래서 그림 속에는 '선함과 담백함'이 깃들어 있다.
소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다. 하지만 그의 화폭 속 소나무의 푸르름과 꿋꿋함은 우리 곁에서, 우리를 언제까지나 지켜줄 것 같은 존재가 된다. <산책> 시리즈는 세상의 어떤 사람과도 잘 어울리는 사람 같은 나무로 표현하고자 했다.
꽃은 절정의 순간을 나타낸다. 봄 여름에 다투어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은 내 젊은 날의 향기롭던 순간이다. 하지만 인간은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가장 큰 외로움을 느낀다고도 한다. 작가의 <여행>은 가장 외롭고 고독한 순간일지도 모르는 꽃이 만개한 절정의 순간을 담아냈다.
솔방울은 소나무의 씨앗 창고다. 씨를 떨어뜨려 이듬해 봄에 싹을 틔우겠다는 침묵의 상징이 솔방울이다. 생명 순환의 법칙과 자연의 순리를 한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 바로 <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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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담백한 미적 언어와 이미지로 생명과 자연 속에서 '나'라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바쁜 일상의 현대인들에게 아주 잠시나마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선물한다면 작가가 주는 영혼의 울림을 조금이라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치유는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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