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무단사용 ‘최대 3배 배상’…부경법 개정·시행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A 중소기업은 최근 대기업으로부터 납품조건 기술자료 제공을 요청받아 해당 자료를 제출했다. 그런데 대기업이 A사가 제출한 자료를 경쟁관계의 또 다른 중소기업에 줘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납품가격을 인하하는 경험을 했다.
#B씨는 기업이 실시한 제품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했지만 아이디어를 채택 받지 못했다. 문제는 수개월 후 공모전 주관기업이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자신의 아이디어가 도용됐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A기업과 B씨처럼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도용당한 때 법적으로 최대 3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1일 특허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경법)’ 개정안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부경법은 거래과정에서 제공한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해 아이디어 제공자가 손해를 입을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액을 증액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정당한 대가없이 사용하는 이른바 기술 탈취행위를 근절한다는 것이 부경법 시행의 취지다.
특히 특허청은 아이디어 탈취행위 등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 후 이를 개선하지 않을 때 위반 행위자의 인적사항, 위반사실 및 시정권고 내용을 관보 등에 공표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가 내려져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과태료 등 제재가 뒤따르지 않았던 그간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가령 기존에는 아이디어 탈취행위가 인정돼도 아이디어가 포함된 ‘제품의 판매금지’를 권고할 뿐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제재를 가하는 게 사실상 어려웠다.
하지만 부경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같은 사례에서 아이디어 탈취행위자에 대한 별도의 제재가 가능해져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시정권고 역시 실효성이 높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행정조사에서 당사자가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행정조사를 중지할 수 있고 분쟁조정이 성립된 경우는 행정조사를 종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소상공인 또는 중소·벤처기업 간 분쟁이 조기에 해결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특허청은 내다본다.
특허청은 부경법 개정으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중장기 5개년 기본계획과 해마다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법적근거도 마련했다.
부경법 개정 이전에는 관련법에 의한 기술보호 대책이 기술유출의 처벌 및 손해배상 등 사후구제 강화에 국한됐다. 하지만 부경법 개정을 통해 앞으로는 국부유출(국가 재산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예방 활동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이달부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본계획 및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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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래 특허청장은 “부경법 개정을 통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타인의 아이디어 무단사용 행위가 근절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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