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법 활용한다지만…'몰수' 위헌 논란은 그대로
투기방지법 소급 입법 불가피…전문가 "과잉 행정"
정세균 국무총리(가운데)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오른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당정은 회의에서 공직자 재산 등록 확대 등 불법행위 차단 대책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개편 등 혁신 방안 등을 논의한다./국회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가 공직자 투기를 친일반민족행위와 같은 ‘반역’으로 규정하고 부동산 투기 이익 몰수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지만 적용 기준과 위헌 소지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부패방지권익위법(부패방지법) 등 기존 법과 규정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투기방지법의 소급입법이 불가피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30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 사범에 대한 처벌·환수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투기로 얻은 부당이득은 최대 5배로 환수하고 투기목적 농지는 강제 처분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회의 협조를 얻어 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원천적으로 막는 이해충돌방지법도 제정하기로 했다. 공직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얻은 부당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나 공직자의 경우 형사처벌뿐 아니라 파면·해임 등 중징계도 받는다.
공직자 투기 이익의 소급 몰수와 관련, 정부는 현행 부패방지법 등 기존 법과 규정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소급 입법 시 예상되는 위헌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남는다. 부패방지법 86조에는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직원이나 제3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몰수 또는 추징한다’고 돼 있다. 일견 부당이익 몰수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토지보상을 받아 차익을 실현해야만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신도시 땅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LH 직원 20명의 토지 몰수는 불가능해진다. 아직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부패방지법에 따라 처벌하려면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취득해 이득을 보았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제3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 일대 토지를 매입한 13명의 LH 직원은 과거 5년간 직접 택지개발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업무상 비밀정보’를 이용했는 지를 입증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부패방지법이 아닌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행법으로 어려울 경우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주택특별법·LH법 개정안 등 일명 ‘투기방지법’의 소급 입법을 해서라도 범죄 이익을 몰수하겠다는 자세다. 이는 공직자의 투기를 친일반민족행위와 같은 반열의 반국가행위로 본다는 뜻이다. 2005년 국회를 통과한 ‘친일재산 환수 특별법’은 소급 적용이 인정된 입법 사례로 2011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부당 투기이익의 환수를 위한 소급 입법의 경우 법조계는 물론 국회 내에서도 위헌 논란이 여전해 현실화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범죄행위 시점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법률 조항을 소급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위헌에 해당한다. 소급 적용 기간을 어느 신도시까지로 할 지 기준점을 정하는 것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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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한국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당이익의 소급 환수는 위헌논란이 있고,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은 사유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과잉입법, 과잉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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