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석탄발전이라더니 "아웃"…정권 따라 표류하는 에너지정책
IGCC, 국책과제였는데…文 탈석탄 기조에 5년만에 무용지물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국서부발전은 2016년 국책과제로 석탄에서 가스를 추출해 이를 전기생산에 활용하는 기술을 처음 상용화해 ‘저공해 발전기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존 석탄발전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 발전방식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등 세제혜택까지 받았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탈석탄’을 이유로 사실상 퇴출 법안을 내놓으면서 상용화 5년만에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국책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정부는 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권마다 달라지는 에너지정책에 백년대계는커녕 발전사들만 골탕먹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여당에서 발의한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을 신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최근 국회에 전달했다. 앞서 이소영,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IGCC를 신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다만 신뢰문제를 이유로 세제혜택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자는 "IGCC 발전소 운영 결과 당초 예상보다 비용은 높고 효율은 떨어진다는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기존 사업자에 대한 신뢰보호는 필요한 만큼 원료인 유연탄의 개별소비세 면제 등 기존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IGCC는 석탄을 가스로 변환한 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미국, 일본 등 해외 국가들이 활발하게 운영했고 한국서부발전도 2006년 국가연구개발과제로 태안 IGCC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후 탈석탄 기조로 기류가 바뀌면서 퇴출 대상으로 탈바꿈했다. 막상 운영해보니 초기투자비가 높고 천연가스복합발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 배 많다는 것이다.
발전사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식 과속 입법 추진으로, 실적부담은 물론이고 친환경 기술 개발 유인까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을 주도한 서부발전은 1조7000억원의 투자비용을 제대로 회수하기 어렵게 됐다. 서부발전은 탈석탄정책에 3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동서발전이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과 손잡고 경남 남해에 건설하려고 했던 IGCC 발전소 사업 역시 좌초 위기에 몰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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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관계자는 "IGCC가 친환경 에너지에서 퇴출되면 발전사 실적이 악화될 뿐 아니라 친환경 기술 개발 필요성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 전환도 중요하지만 국책과제로 개발했던 기술을 한순간에 퇴출시킨다면 국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역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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