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정치학]안철수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감수하겠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단일화는 예술이다. 명작은 산고(産苦)를 요구한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에 핵으로 떠오른 오세훈·안철수의 단일화는 일단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안 후보는 19일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경쟁력 조사+유선 전화 비중 10%'의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박빙의 지지세를 보이면서 단일화만 이루어내면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안 후보는 더 이상 상처가 커질 경우 단일화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투표용지 인쇄일 전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남아있지만, 25일부터는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속한 협상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 후보 측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가 단일 후보로 ‘적절하느냐’를 묻고, 보수 여론이 많이 반영되는 유선전화 방식을 일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무당층의 지지가 많다고 파악되는 안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해 누가 ‘이길 수 있느냐’는 경쟁력을 물어야 한다고 맞섰으나 물러선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커졌고, 보수야권의 단일화가 곧 본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보니 양측의 신경전이 더 격화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를 향해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 더욱 골이 깊이 패이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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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에서 단일화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골 이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단일화에 실패했고, 10년 후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넘어 중간지대로 확장해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공식이 각인됐다. 지난 10년간 안 후보는 단일화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지지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단일화 협상을 벌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번은 또 한 번의 시험대다. 보궐선거 단일화를 둘러싼 정치적 셈법과 과거 사례들을 집중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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