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英 운전자 7만명 노동자로 분류"…플랫폼 업계 변화 신호탄
지난달 영국 대법원 판결 따라
미국서도 기업-노조 줄다리기
지난달 19일 영국 런던의 대법원 앞에서 우버 기사들의 노동자 권리를 인정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플랫폼 운전기사 노조(ADCU) 소속의 우버 운전자 노조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런던(영국)=AP연합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글로벌 승차공유업체 우버가 자사의 영국내 운전 기사들을 노동자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우버가 처음으로 자사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게 되면서 전세계 플랫폼 업계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버가 이날 7만여명의 영국내 운전자들을 현지 노동법에 따른 '노동자'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9일 영국 대법원이 우버 기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는 판결이 나온데에 따른 것이다. 이에 해당 기사들은 법에 보장된 최저임금, 휴직수당, 연금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우버는 기사들이 승객을 태워준 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브닝스탠더드의 기고문을 통해 "운전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며 "이제 우리도 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날"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버 기사였던 제임프 페러 등 2명은 2016년 자신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노동법원에 제소, 1심과 항소심에서 승소했으며 지난달 영국 대법원도 이들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달 판결에서 우버가 기사들의 임금과 계약조건을 정할 뿐만 아니라 노동 규율도 감시하기에 우버 운전자들은 고용된 노동자라고 봤다. 우버 측은 그동안 자사 기사들을 개별적 계약 관계로 일하고 있는 자영업자로 봐야 한다면서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다만, 이번 조치에도 이들을 정규직 '직원'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기에 출산휴가, 퇴직금 등의 권리는 보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노동법에 따르면 타국과 다르게 근로자들을 '직원'과 '노동자'로 달리 분류하며 노동자는 직원보다 보장되는 권리가 적다. 이에 우버 측이 법원 판결을 준수해도 경제적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영국 기사들을 노동자로 전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소송을 제기했던 페러는 "우리들의 권리가 완전히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버가 여전히 양보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우버가 처음으로 기사들의 노동자 권리를 인정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세계 곳곳의 플랫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우버의 조치가 전세계 플랫폼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들의 고용 모델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전직 우버 운전자가 자신의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 지난해 3월 프랑스 대법원이 해당 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조치를 논의중이다. 지난달 24일 EU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용 형태와 근로 환경 등을 분석해 이들에게 노동법상 노동자의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지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도이치벨레는 "EU가 일차적으로 플랫폼 업체와 노조 간 협의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EU가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둘러싼 업계와 노조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을 직원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시행했지만 지난 11월 우버와 리프트 측이 플랫폼 업체들을 주 노동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주민투표를 추진, 가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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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에서는 지난 7월 주정부가 우버 기사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라는 뉴욕주 연방판사의 판결이 나왔다. 일리노이주와 뉴저지주에서도 우버 기사들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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