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변화의 중심에 서(종합 2보)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음악상 후보 가세
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연기 후보, 스티븐 연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 남우주연상 후보
'맹크' 10개 부문 최다 후보작…연기상 유색 인종 배우만 9명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여섯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 부문에 가세했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5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후보를 발표했다. '미나리'는 '더 파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맹크',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와 함께 작품상 후보로 지명됐다.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은 감독상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와 '맹크'의 데이빗 핀처,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머랄드 펜넬 등 쟁쟁한 연출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각본상 후보군에도 합류했다. '프라미싱 영 우먼'의 펜넬,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아론 소킨, '사운드 오브 메탈'의 다리어스 마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의 샤카 킹 등과 경합한다.
후보 지명이 유력시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 명단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경쟁 후보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맹크'의 애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다. 윤여정은 앞서 전미 비평가위원회,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등에서 이들을 제치고 32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배우가 오스카 연기 부문 후보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네 부문을 석권한 '기생충'은 연기를 제외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등 여섯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윤여정은 아시아 배우로는 네 번째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앞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시아 배우는 1957년 우메키 미요시(사요나라)와 2003년 쇼레 아그다쉬루(모래와 안개의 집), 2007년 기구치 린코(바벨)다. 우메키는 수상에도 성공했다.
극 중 제이콥을 연기한 스티븐 연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 명단에 합류했다. 아시아계로는 율 브린너(1920~1985·왕과 나), 벤 킹슬리(간디)에 이어 세 번째다.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고(故) 채드윅 보스먼,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맹크'의 개리 올드만 등과 경합한다. '미나리'는 음악감독인 에밀 모세리도 후보에 올랐다. 음악상을 두고 'Da 5 블러드'의 테렌스 블랜차드, '맹크'의 트렌트 레즈너·애티커스 로스,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제임스 뉴튼 하워드, '소울'의 레즈너·로스·존 바티스트 등과 경쟁한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삶과 애환을 다룬 드라마다.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온 제이콥·모니카(한예리) 부부는 비옥한 땅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아칸소주의 한 농장에 정착한다. 심장이 좋지 않은 데이비드(앨런 김)와 앤(노엘 케이트 조)을 돌보기 위해 엄마 순자도 한국에서 넘어온다.
서로에게 의지해 고난과 시련을 이겨가는 이야기는 정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만큼 한국적이면서도 미국적이다. 이민자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깊은 감동을 전한다. 배우들의 절묘한 앙상블까지 더해져 이미 선댄스영화제(심사위원 대상·관객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트로피를 휩쓸었다. 정 감독은 지난 1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 언어는 영어나 다른 외국어가 아니라 '진심의 언어'다"라고 밝혔다. "저 스스로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한다"면서 "우리 모두 서로에게 이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맹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여우조연상 등 열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이 됐다.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더 파더', '노매드랜드',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미나리'와 같이 여섯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
올해 연기상에는 역대 가장 많은 유색 인종 배우 아홉 명이 후보로 올랐다. 윤여정을 비롯해 스티븐 연, 보스먼, 아흐메드, 다니엘 칼루야, 레이크리스 스탠필드, 레스리 오덤 주니어, 비올라 데이비스, 앤드라 데이 등이다. 백인 우월주의를 두고 끊임없이 쏟아진 비판이 광범위하게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감독상 후보 명단에서도 확인된다. 역대 최초로 여성 감독 두 명(자오·페넬)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아시아계 여성이 감독상 후보에 오르기는 자오가 처음이기도 하다.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이 연출한 '오페라'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제작사에서 벽면이나 구조물에 투사되는 설치 미디어 아트 전시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낮과 밤의 끝없이 반복으로 인류 역사의 계층, 문화, 종교, 이념 간 갈등을 보여준다.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장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에 합류했던 홍성호 감독의 '레드슈즈'는 최종후보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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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보다 두 달 늦은 다음 달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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