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멜버른 등 주요 도심서 최대 10만여명 참가
최근 여당 고위급 인사에 대한 성폭행 폭로 잇따라

▲15일(현지시간)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에서 정치권의 성폭력을 규탄하는 시위 '정의를 위한 행진'가 진행되고 있다. 시드니(호주)=로이터연합

▲15일(현지시간)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에서 정치권의 성폭력을 규탄하는 시위 '정의를 위한 행진'가 진행되고 있다. 시드니(호주)=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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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호주 정치권 내의 구조적인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진행되면서 최대 10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여당 고위급 인사에 대한 성폭행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도 캔버라와 최대 도시 시드니를 비롯해 호주 전역에서 성폭행 의혹이 터져 나온 여당 인사들의 사퇴와 정치권 내 성폭력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정의를 위한 여성의 행진(Women's March 4 Justice)'으로 불리는 이번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폭력을 멈춰라",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주요 외신은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작은 마을까지 수많은 지역에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우리가 아직도 이렇게 해야 하는지 믿을 수 없다"며 "지난 1970년대에서 성폭력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목소리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위는 최근 호주 내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고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지난달 현지 언론이 그리스천 포터 법무장관이 1988년에 16세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인물은 2019년부터 자신의 피해 사실을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2020년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얼마후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이 밖에도 지난달 15일에는 집권여당 자유당의 직원이었던 브리타니 히긴스가 2019년 당시 국방산업부 장관의 사무실에서 타 직원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의 피해 사실을 경찰에 고발하며 수사를 촉구했지만 이내 그가 해고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고발을 철회한 바 있다. 히긴스는 지난달 폭로 이후 당시 장관이었던 린다 레이놀즈와 스콧 모리슨 총리가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모리슨 총리의 선임 고문에 대해서도 성폭력 의혹이 추가 제기되고 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정부의 대응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포터 장관은 이날 자신의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또 모리슨 총리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에 대한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야당 대표 앤서티 알바니즈는 "모리슨 총리가 시위대의 요구를 경청해야 할 때"라며 "모리슨 총리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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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 모리슨 정부와 여당에 대한 각종 성폭력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앞으로 2주 동안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성폭력 사태의 핵심에 놓였던 포터 장관과 레이놀즈 장관 모두 병가를 낸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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