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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에서 '방탄'천장으로…금융公기관 여성 상임이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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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 8곳 비상임이사 포함해도 여성 10% 남짓
정부 국정과제 포함하고, 국회의원이 질책해도 역행
전문가 "남성중심적·보수적 관행이 문제"

유리천장에서 '방탄'천장으로…금융公기관 여성 상임이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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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금융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여성 상임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기관들 중에서 유독 공고한 금융 공공기관의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더 단단해진 금융公기관 유리천장…비상임이사 포함해도 여성 10% 남짓

9일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 알리오에 기관별로 공시된 최신 임원 현황 자료를 보면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서민금융진흥원 등 금융위원회 산하기관 8곳의 상임이사 42명 모두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임이사직을 포함해도 85명 중 여성 임원은 9명에 불과해 전체 약 10.58%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주금공이가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을 역임한 서채란 변호사를 비상임이사로 임명하면서 그나마 늘어난 것이다.


기관별로 보면 산은과 기은은 여성 비상임이사가 전무하고 신보와 캠코, 주금공은 여성 비상임이사가 각각 2명씩이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여성 비상임이사가 늘어난 곳은 주금공뿐이다.


정규직과 임원직을 합한 여성의 평균 일자리 비중은 34.02%로 전년보다 1.08%포인트 늘어났다. 유리천장이 가장 두꺼운 곳은 신보였다. 신보는 전체 임직원 2768명 중 여성 직원이 714명에 불과해 비중(25.79%)이 가장 작았다. 서금원의 경우 같은 기간 37.03%에서 41.24%로 여성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기은은 46.65%로 금융공기업 중 여성 비중이 가장 컸지만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정부 국정과제 포함하고, 국회의원 질책해도…금융公기관은 역행

금융 공공기관은 유리천장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그동안 꾸준히 받아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이 2명뿐(2019년 기준)"이라면서 "고위직급에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 임원 비중뿐 아니라 임금 격차와 근속연수에서도 격차가 컸다. 배 의원에 따르면 상위직급에 해당하는 3급 이상 여성은 총 6012명 중 899명으로 14.9%에 그쳤고,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도 9.5년으로 14.4년인 남성에 비해 4.9년 짧았다. 여성 임금은 남성의 71.3%에 머물렀다.


여성가족부의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8%, 관리자 비율은 25.6%에 달한다. 정부가 직접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립해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한 결과로 금융 공공기관만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사기업과 견줘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을 조사한 결과 286명으로 직전 연도보다 17.2%(244명) 늘어났다.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도 60곳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에 남아있는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관행을 원인으로 꼽았다. 전직 금융노조 여성위원회 관계자는 "예금업무는 여성에게 시키고 대출이나 기업여신 등 성과를 내기 좋은 부문은 주로 남성이 맡는다"며 "이렇게 나뉜 경험이 승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은 보수적인 문화가 뿌리 깊은 산업"이라면서 "여성의 진출이 늦다 보니 내부승진이 잘 없고, 바깥에서 데려 오려는 노력도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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