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세보다 싸게 좀 사보자"…경매로 몰리는 사람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80%…역대 최고
지난달 45건 중 36건 새 주인 찾아
건당 응찰자도 3개월 연속 증가세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며 서울 아파트의 월간 낙찰률이 80%를 넘어섰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2월 서울·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법원경매가 진행된 서울 아파트 45건 중 36건이 낙찰돼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이 80%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간 낙찰률이 8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2018년 10월에 기록한 79.5%였다.

지난해 12월 52.8였던 서울아파트 낙찰률은 1월 75.0%를 기록한데 이어 2월에는 80%마저 넘어섰다.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해 11월 5.8명에서 같은 해 12월 9.2명, 올해 1월 10.8명, 지난달 11.7명으로 3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도 지난달 74.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40~50% 수준인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해 10월 52.5%에서 11월 59.3%, 12월 67.6%, 올해 1월 74.3%, 2월 74.7%로 뛰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낙찰률 상승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법원경매 진행이 여의치 않아 물건은 줄어든 반면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입찰자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수요도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시장에 수도권 아파트 물건이 줄어들자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매매시장에서도 매물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