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년 임·단협 잠정안, 반대 더 많아
기업분할 노사 충돌 '앙금', 완전히 해소 안돼

현대중공업 노조가 5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2019·2020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5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2019·2020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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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2년여 만에 마련했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그간 협상이 길어져 조합원 사이에서도 피로감이 쌓인 만큼 통과될 것으로 내다본 이도 적지 않았으나 잠정안에 대한 불만이 더 큰 것으로 투표 결과 드러났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있었던 잠정안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8123명 가운데 4557명(56%)이 반대했다. 이 회사 노조는 각 사업부별로 분과를 나눠 따로 투표했는데 상대적으로 조합원이 적은 현대일렉트릭·건설기계는 찬성이 절반을 넘겼으나 중공업쪽에서 58%가 반대했다.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이 가결요건인데, 세 분과가 모두 찬성 50%를 넘겨야 가결키로 했었다.

2019년 5월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어렵사리 접점을 찾았으나 이를 무른 만큼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의견차를 더 이상 줄이기 쉽지 않아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 노조 집행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협상이 더뎌진다면 올 여름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의 벽면이 파손된 가운데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당시 기업분할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주총 장소를 급히 옮겨 진행하기도 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의 벽면이 파손된 가운데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당시 기업분할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주총 장소를 급히 옮겨 진행하기도 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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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인상·성과금 등 일부 합의했으나
분할 위로금·징계자 처리문제 이견 여전

노조, 그중에서도 현대중공업 분과 소속 조합원 다수가 이번 투표에서 반대표를 찍은 건 합의안이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부결된 잠정합의안은 2019년치 기본급을 일부 올리는 한편 성과금·격려금을 주는 등 임금부문과 특별휴가 등을 담은 단체협약, 노사공동선언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2019년 기업분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고했던 조합원 가운데 일부(3명)를 복직시키는 한편 고소·고발·손해배상소송 등을 취소하는 내용도 담았다. 해고자 복직은 그간 노사협의과정에서 가장 민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노조원 사이에선 기업분할로 인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 조합원 1400명이 넘는 인원이 분할 당시 회사와 충돌로 징계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노조가 당국에 제기했던 구제신청을 하지 않기로 한 반면 징계 자체를 없던 일로 하지 못한 데 대한 반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분할 과정에서 불거졌던 마찰이 제대로 봉합되지 못하면서 임·단협, 즉 노사간 합의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왼쪽 두 번째)과 조경근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왼쪽 세 번째) 등 노사 교섭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3일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에서 악수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왼쪽 두 번째)과 조경근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왼쪽 세 번째) 등 노사 교섭 대표단이 지난해 11월 3일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에서 악수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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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입장에선 요구사항을 현재보다 많이 담아야 할 텐데 쉽지 않은 처지다. 노조가 반발했던 기업분할도 마무리됐고 대우조선해양 인수건 역시 각 국 정부의 결합심사 정도만 남겨뒀기 때문이다. 단순한 협상구도로만 본다면 사측의 양보를 이끌 만한 ‘카드’가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마저 쪼그라든데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분의 1 정도로 쪼그라든 점도 노조로선 회사에 무작정 요구사항을 늘리기 힘든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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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부진했던 수주로 올 연말이면 일감부족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노사가 함께 한 발씩 양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앞서 2018년에도 그 전 2년치(2016·2017년) 임단협 잠정안이 1차에서 부결됐다 한 달이 지난 2차 투표에서 가결된 적이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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