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지금은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사면론을 제시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에 사면론을 접는 대신 이익공유제를 승부수로 띄웠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의 방법으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 공감대가 우선돼야 한다"로 입장을 정리했고, 공식 석상에서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해 통합의 방법으로 ‘사면 카드’를 꺼냈던 이 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결국 사면론에 대한 선긋기로 상황이 종결된 가운데 이 대표는 같은 날 광주에 방문,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 다지기에 나섰다. 그러나 텃밭에서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사면 반대론자와 대면해야 했다. 집토끼 민심도 호락호락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이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오후 10시 페이스북을 통해 사면론 대신 이익공유제에 승부를 거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한 대통령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대통령은 저의 제안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제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시행하기를 주문했고, 이는 민주당의 생각과 같다"며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익공유제가 승부수로 떠오른 가운데 다시 ‘카리스마’ 이낙연 리더십이 올라설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당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1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사면론 논란으로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이 대표는 리스크를 만났다"며 "이번에는 다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돌파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면론에 대해선 "공감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당의 입장과 같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입장이 크게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른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나서야 할 때고 (이 대표는) 그렇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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