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오름극장에서 오는 20~24일 공연

韓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을 조명하다, 국립극장 '명색이 아프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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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극장이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오는 20~24일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그린 작품이다. '아프레걸'은 6·25전쟁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 당대 신조어다.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며 사회 안에서 자신의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들을 뜻한다.

박남옥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시절을 살아오며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인 박남옥은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영화 '미망인(1955)'은 박남옥이 남긴 단 한 편의 작품으로, 진솔하게 그려낸 당대의 풍경뿐 아니라 한 여성이 목숨을 걸고 그려낸 치열한 인생이 담겨있다.


박남옥은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갔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차리며 현장을 누볐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은 박남옥의 삶과 그가 남긴 영화 '미망인' 속 시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여성상이 나타나던 전후 상황을 입체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박남옥의 진취적이며 도전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시련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인간의 숭고한 정신을 이야기한다.

'명색이 아프레걸'의 극본과 연출은 각각 작가 고연옥과 연출가 김광보가 맡았다. 고연옥 작가는 "박남옥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박남옥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미망인'의 후반부는 소실돼 결말을 알 수 없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고연옥 작가가 상상력을 불어넣어 만든 영화 '미망인'의 결말을 선보인다. 또한 김신재·나애심·윤심덕 등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작중 인물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김광보 연출은 "박남옥의 삶을 감히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 단정할 수 없다"라며 "여성 감독의 영화계 진출 초석을 마련한 그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 밝혔다. 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작가는 2001년 '인류최초의 키스'를 시작으로 20년 간 20여 편이 넘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주인공 '박남옥'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 이소연 단원 [사진= 국립극장 제공 ⓒ황필주]

주인공 '박남옥'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 이소연 단원 [사진= 국립극장 제공 ⓒ황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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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음악극·발레·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나실인이 맡았다. 이외에도 안무가 금배섭,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소품디자이너 정윤정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이 모두 참여하는 작품이다. 3개 전속단체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1년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10년 만이다.


주인공 박남옥 역에는 국립창극단의 대표 주역 이소연과 객원 소리꾼 김주리가 더블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찍고 옹녀' 2019년 공연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캐릭터인 '옹녀' 역의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올라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외에도 국립창극단의 김지숙(김신재 역)·김미진(이민자 역)·김준수(이택균 역)·이광복(김영준 역)·조유아(방영자 역)·민은경(나애심 역)·유태평양(신동훈 역)·이연주(방영자 역) 등 국립창극단 대표 배우들이 함께 한다.


국립무용단에서는 수석 단원 장현수가 협력 안무를 맡았으며, 전정아, 박준명, 박수윤, 박소영, 이태웅, 이도윤 6명의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장광수(대금), 김형석(피리), 장재경(해금), 서희선(가야금), 손성용(거문고), 정재은(아쟁), 이유진(타악) 등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 7명이 함께 한다. 여기에 피아노·드럼·기타·베이스 연주자까지 모두 11명의 연주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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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좌석 두 칸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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