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의사 국시 상·하반기 나눠 실시
"취약지역·공공의료 의료공백 우려"
의료법·병역법 시행령 개정키로
복지부 "재응시·의대생 구제 아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출입구<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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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정부가 내년 1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올해 단체행동으로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에게 응시기회를 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두고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하거나 재응시할 수 있도록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내년 치를 시험을 두 차례로 나눠 먼저 시험을 최대한 일찍 치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이 단체행동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온갖 규정을 바꿔가면서까지 시험 기회를 주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그간 국민 여론이나 다른 시험과의 형평성 등을 앞세워 '재시험은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본관 앞에서 서울대 의대 3학년생이 의료계 현안 및 전공의 파업 지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문을 옆에 두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본관 앞에서 서울대 의대 3학년생이 의료계 현안 및 전공의 파업 지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문을 옆에 두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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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국시 실기시험, 상·하반기 나눠 실시
상반기시험 1월 공고, 1월 말 곧바로 시작
복지부 "국민 생명·안전 위험 생길 수도"

보건복지부가 31일 발표한 내년도 의사 국시 실기시험 방안을 보면, 상반기와 하반기 각기 한 차례씩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원래 해마다 한번씩만 보던 시험이다. 상반기 시험은 1월 말에, 하반기 시험은 9월께 치른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시험을 거부했던 2700여명과 원래 치르기로 했던 3200여명 등 6000명이 한꺼번에 봐야해 시험기간이 길어지고 표준화환자 관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라고 복지부는 전했다.


상반기에 치르는 이는 상반기에만, 하반기 응시자는 하반기 시험만 치를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에 시작한 올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는 시험대상자 3172명 가운데 423명만 응시, 365명만 합격했다. 이번 조치가 재응시 기회를 주거나 구제하는 게 아닌 만큼 과거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에게 사과를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복지부 측은 밝혔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이 지난 10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간담회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이 지난 10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간담회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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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간 내세웠던 입장을 바꾼 건 의료인력 수급난이 당장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공중보건의가 적게는 320명, 많게는 380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취약지역 필수의료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준다는 얘기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 피로도가 날로 심화하고 있으며 공공의료분야 필수의료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날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 시행령, 90일 전 공고 의무화 규정
병역법 따라 합격여부 발표 전에 모집 끝나
복지부 "개정안 입법예고·부처간협의 할 것"

이날 발표한 조치를 위해 정부는 의료법과 병역법 시행령을 고치기로 했다. 의료법 시행령에는 의사국시를 위해 반드시 90일 전에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강행규정이라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인력을 긴급히 충원할 필요가 있을 경우 공고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며 "오늘 입법예고를 해서 다음 달 12일 공고가 나갈 수 있도록 입법절차를 간소화해 진행해 공고하는 데 문제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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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모집규정도 바뀐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올해 실기시험을 치르고 내년 1월 필기시험에 합격한 경우 내년 2월 10일까지 공보의를 가겠다고 신청하도록 돼있다. 내년 1~2월 실기시험을 치를 경우 공보의 신청을 할 때까지 합격여부를 알 수 없어 현행 규정으로는 공보의에 지원할 수 없다. 복지부는 국방부ㆍ병무청에 협조를 구해 국시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 후 2주가량 공보의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내년 시험을 치른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이를 대상으로 인턴을 모집할 때는 비수도권ㆍ공공병원 정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19로 공공의료 인력이 부족해진데 따른 조치다. 올해 실기시험 응시자는 내년 1월 말에, 내년 1월 실기시험을 보는 이는 2월 말에 모집한다. 내년 상반기 실기시험 응시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턴 모집에서는 40% 수준이던 비수도권 비중을 50%로 늘린다. 공공병원 비중도 27%에서 32%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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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코로나19 확산이 전국 단위로 진행되고 있고 취약시설ㆍ지역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에 한 명의 공보의라도 중요한 사항"이라며 "인력운영에 대해서는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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