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인증제 허점이 아기욕조 사태 불렀다
원료 변경돼도 재인증 필요 없어
3년 전도 같은 문제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은 채 운영
국회·국민청원, 보완 필요성 제기돼
대현화학공업의 '코스마 아기욕조' 제품. '물빠짐 아기욕조', '벨라홈 아기욕조' 등 다른 이름으로도 유통됐다. 배수구 마개에서 간·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612.5배 초과해 최근 리콜 명령을 받았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유해 물질이 기준치 대비 600배 넘게 나와 리콜 조치된 '아기욕조 사건' 사태가 수년째 되풀이되온 국가통합인증(KC)제도의 허점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3년 전부터 불거졌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서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로 리콜 명령을 내린 아기욕조가 여전히 오픈마켓 등에서 'KC인증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같은 제품을 서로 다른 브랜드로 판매하는 유통업자들을 가려내기 어렵다 보니 리콜 대상 제품을 가려내기도 어려워 소비자 피해가 여전하다.
문제가 된 아기욕조는 KC인증 획득 당시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제조과정 중 원료 및 소재가 바뀌면서 배수구 마개에서 간과 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612.5배 초과해 최근 리콜 명령을 받았다. 한번 KC인증을 받으면 2,3차 생산 때 원료 및 소재가 바뀌어도 재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보니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다.
제조사가 KC인증을 받은 뒤 유통업체들이 각자 브랜드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KC인증을 사용하는 점도 문제가 됐다. 아기욕조를 판매한 업체 중 다이소는 리콜 명령 이후 제품 회수에 나섰지만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공식 리콜 명령 이후에도 최근까지 같은 제품을 판매했다. 개인 판매자가 확인해 주지 않을 경우 같은 제품인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불과 3년 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국표원 자료를 바탕으로 총 103개 어린이 제품 중 87개에서 KC인증시 없었던 유해물질이 다량 적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중에는 기준치의 61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된 머리핀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440배 초과 검출된 유아용 캐리어 등이 있었다. 당시에도 KC인증의 사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리콜 명령을 내리는데 그쳤다.
안전인증대상 어린이 제품군을 확대해 36개월 미만 신생아가 사용하는 제품 전체에 더 높은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 물놀이기구·놀이기구·자동차용 보호장치·비비탄총 외 생활용품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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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 철저한 조사 및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 및 배상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며 "신생아 및 어린이용 제품에 대해 더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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