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 던진 尹총장, 출구 막힌 文대통령
윤석열 총장, 법원에 정직 집행정지 신청 예정…논란 매듭 지으려던 靑 출구전략 변수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17일 법원에 정직 집행 정지 신청을 내기로 한 것은 대통령의 '출구전략'을 흔드는 변수 요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2개월 정직)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로 논란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이번 갈등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16일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설명한 내용 중 눈여겨볼 부분은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을 공개한 점이다. 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추 장관 본인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날 관심의 초점은 문 대통령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결정을 재가할 것인지에 쏠렸는데 청와대가 추 장관의 거취라는 또 하나의 이슈를 던진 셈이다.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법 국회 본회의 처리와 윤 총장 징계 문제가 마무리되면 어떤 형태로든 거취를 정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추 장관의 거취는 윤 총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논란의 한 축인 법무부 장관이 직을 내려놓는 것은 '윤 총장도 거취를 결정하라'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청와대의 출구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을 하루빨리 정리해야 정국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추-윤 갈등'이 지속되면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지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추월당하는 등 여권에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새해 국정동력 확보에 장애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은 물론 새해 국정 방향에 대한 점검 등 연말에 처리해야 할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의 법적 대응은 청와대의 바람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윤 총장 측이 문 대통령의 징계 재가 다음 날 법원에 집행 정지 신청을 내는 행위는 대통령에게 맞서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뜻을 거부하는 상황은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윤 총장 측의 강경 대응은 예고된 측면도 있다. 이번 징계는 추 장관이 주도했지만 문 대통령이 정치적 '뒷배' 역할을 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의 징계를 재가하면서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 총장 징계 문제에 말을 아끼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고 전하면서 추 장관의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 여권 일각의 주장처럼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뜻을 행동으로 실천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전했지만 추 장관의 사의는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윤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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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법무부 장관 인선과 국회 인사청문회, 검찰의 정기인사와 공수처 출범 등 예정된 일정은 여권에 첩첩산중이다. 이는 4개월도 남지 않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까지 여권을 옥죄는 정치 리스크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검찰개혁을 위해 거쳐야 할 진통이라고 여기겠지만 이번 논란으로 나타난 중도 표심의 이반(離反) 현상은 이미 보궐선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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