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비켜주세요" 사람 살리는 '골든타임 5분'을 아시나요 [한기자가 간다]
전국 긴급차량 현장 도착 '골든타임' 확보율 57.4%
심정지·호흡곤란 환자 등 4~6분 안에 치료해야
소방차 이동할 때 진로 양보의무 위반 과태료 최대 200만원
일부 운전자 불법 주정차로 진입 어려워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사람 목숨이 달려있으니 빨리 비켜줘야죠.", "차가 꽉 막혀서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 연말연시를 맞아 크고 작은 사고는 물론 화재 등 긴급한 상황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이유는 의료계에 따르면 심정지 또는 호흡곤란 환자는 4~6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 손상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5분'은 환자로서는 물론 소방·의료계에서 반드시 꼭 지켜야 할 시간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긴급한 출동 과정에서 도로 위 차량, 사고현장을 막아서는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해 이 골든타임은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방차나 구급차가 신고 후 사고 현장에 5분 내 도착할 확률은 절반을 넘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6월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7년~2018년) 전국 화재진압 소방차량 출동건수는 8만 6,518건으로, 하루 평균 118.5건이며 이는 1시간 당 4.9회 꼴로 출동한 것으로 보고됐다.
화재로 인한 출동부터 현장 도착까지의 골든타임 확보율은 평균 57.4%로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응급상황에 대한 초기대응에 어려움이 많았고, 소방차량이 화재 골든타임 5분을 넘겨 현장에 도착하면 5분 전에 도착했을 때보다 사망자는 2배, 피해액은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5년 이후 긴급차량(소방차량) 교통사고는 1.76배 증가했다. 교통사고 원인은 교차로 신호위반, 일반도로(단일로) 안전운전불이행(운전자부주의) 사고가 많았으며, 신속한 사고현장 도착을 위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운전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일부 시민들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다는 처지면서도 긴급한 상황에서 최대한 소방차 등 긴급구조 차량의 길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소방차 수십 대가 뒤에 따라붙어 차선 변경에 나섰는데, 교통량과 신호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이 경우 운전자들 처지에서도 상당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만 아니면 최대한 (소방)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0대 회사원 박 모씨 역시 "도로 위에서 딱 갇히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가 내가 될 수 있거나 또 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 위 상황과는 다르게 긴급 출동을 막아서는 또 다른 장벽은 도심 골목 곳곳에 있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4대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은 △소화 시설 5m 이내, △교차로 도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장 표지판 좌·우 10m 이내, △횡단보도 위와 정지선 내의 구역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도 일부 차량은 골목길, 이면도로까지 파고들어 불법 주차를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골든타임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국, 정부는 지난 4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골든타임 확보에 나섰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소방용수시설 또는 비상소화장치 5m 이내에 주차는 전면 금지다. △소방시설 주변은 '주차 금지구역'에서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잠시 주차'도 불가다.
이를 위반한 승용차는 기존 4만 원에서 2배 인상한 8만 원으로, 승합 및 대형차량은 9만 원이 부과된다. 또한, 소방차가 이동할 때 진로 양보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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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보다 전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준한 수석연구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응급상황은 골든타임 확보와 신속한 현장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를 위해 긴급차량 운행 안전성과 이동성 확보,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운영, 긴급차량 통행 특례 조항 확대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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