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온라인 동시개봉?'…헐리우드 "영화 가치는 오직 극장에서만" 반발
영화배급사의 OTT 공개 추세 확산 속 영화계 반발 이어져
'인터스텔라' 연출 놀란 감독 "영화계 종사자 헌신 짓밟는 것"
멘데스 감독, “영화 생태계 파괴될 수" 비판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영화관 영업이 어려워지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확대하려는 영화사와 이에 반대하는 영화인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명 흥행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등 영화인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영화배급사 워너브라더스가 2021년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극장 개봉과 동시에 자사의 OTT 서비스인 HBO맥스에 공개할 것임을 결정한 뒤 영화 산업 종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와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등 영화를 제작하며 협력 관계를 맺어왔던 놀란 영화감독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영화 산업에 헌신하는 수많은 종사자들의 노력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시작된 영화 OTT 공개 추세가 대유행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디즈니가 지난 9월 영화 '뮬란'을 개봉 연기한 끝에 결국 자사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에 단독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사냥의 시간', '더 콜' 등도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OTT행을 선택했다. 다만 한 해에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극장과 OTT에 동시 개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워너브라더스가 처음이다. 앤 사노프 워너브라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극장과 관람객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OTT에 독점 공개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영화계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가 스트리밍 플랫폼을 위한 수익 창출의 통로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영화 '1917'의 감독 샘 멘데스도 지난 6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극장이 지금의 영화 생태계를 만들어낸 근간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OTT가 대유행 속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와중에 영화 생태계는 파괴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워너브라더스의 최근 결정은 영화인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워너브라더스의 OTT 동시 공개 결정은 해당 영화들의 출연진과 제작진과의 사전 협의없이 전격적으로 발표됐다”며 “이에 영화인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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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의 극장 체인인 AMC는 워너브러더스의 결정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의 결정은 자사의 OTT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영화 제작사와 제작진들을 희생시키는 이기적인 행태"라며 "이 사안에 대해 워너브라더스 경영진과 긴급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립극장연맹도 7일 성명을 내고 "영화의 가치는 오직 극장 상영에서 오는 것"이라며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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