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을 재료로…진화하는 중고사기
[중고거래 검은손]上코로나 핑계로 '비대면 먹튀 거래' 속출
편의점 택배 유도 후 가로채기
비대면 선호 악용한 사기 늘어
더치트에 접수된 온라인 사기
작년 동기보다 20%이상 폭증
시장규모 비해 제어장치 미흡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봄, 서모(38)씨는 중고물품거래 서비스 '당근마켓'에 1000만원대 시계 하나를 올렸다. 즉각 구매 희망자가 나타났다. 서씨는 값나가는 물건인 만큼 '직접 만나 거래하자'라고 했으나, 구매 희망자는 '지방에 있어 곤란하다'라는 핑계를 대며 '택배거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편의점 택배송장과 택배보관함에 물건을 넣는 사진만 보내주면 돈을 송금하겠다고 했다. 서씨는 구매 희망자의 말대로 택배보관함에 물건을 넣고 송금을 기다렸다. 하지만 돈은 들어오지 않았고, 이상한 느낌에 택배보관함을 확인해 봤더니 이미 물건을 사라지고 없었다. 사기범은 편의점이 택배보관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편의점 근처에 있다가 재빨리 보관함에서 해당 물건만 빼간 것이다.
중고거래시장이 10년 새 4배 가까이 커지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거래 유형이나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사기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언택트)거래가 빈번해지면서 피해 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사기 발생 건수는 13만6074건으로 집계됐다. 2017년 9만2636건, 2018년 11만2000건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피해액도 2017년 176억원에서 2018년 278억원, 지난해에는 무려 834억원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전체 사이버 사기 가운데 65%가량이 중고거래 사기로 분석하고 있다.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접수된 온라인 사기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0% 이상 폭증했다.
이처럼 중고거래 사기가 증가한 것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늘었고, 이용자 수와 연령대가 광범위해지며 시장 자체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는 중고시장 규모를 중고차시장을 제외하고도 20조원대로 추산한다. 시장 규모가 커진 것에 반해 각종 범죄를 막을 안전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고거래 활성화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득이 감소한 것과 관련돼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개인 간 중고거래에 국가기관이 개입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피해 사례를 널리 공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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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면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는 통신판매 중개자라는 법적 지위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문제다. 사용자가 많아진 만큼 판매자 신원을 검증하거나 안전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중고거래 중개업체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판매자 신원 정보 열람 제공과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 대행 장치 설치 등의 의무가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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