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전세대책] 방치된 빈집·문닫은 호텔, 전세로 공급…"한계 뚜렷"
정부, 장고 끝에 대책 내놨지만 시장 '냉담'
전세난 진원지인 '아파트' 공급 계획 부족
이전 대책에서 발표한 물량과 중복되기도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문제원 기자] '장기 방치된 빈집, 문닫은 호텔, 아무도 희망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 정부가 장고 끝에 내놓은 전세대책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비판이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서민ㆍ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대책 발표 전부터 예상됐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년간 공급물량은 11만가구가 넘지만, 전세대란의 진원지인 아파트 시장은 빠진 채 대부분 소규모 연립ㆍ다세대나 다가구주택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월세 중심의 임대 공급에서 탈피해 '전세' 중심의 공급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나 중산층 수요자가 기대하는 입지와 품질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비어있는 공적임대, 전세로 내놓는다
정부는 공공임대의 공실 개념을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바꿔 더욱 적극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임대는 6개월간 비어 있으면 공실로 분류하지만 이를 3개월로 단축한다. 현재 전국 공공임대 중 3개월 이상 공실인 주택은 3만9100가구다.
이중 수도권 물량은 1만6000가구, 서울은 4900가구다. 서울의 경우 강남구(198가구), 송파구(263가구), 강동구(356가구) 등 강남권에도 3개월 이상 비어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이들 공실을 전세로 전환하고 소득ㆍ자산 기준을 배제한다. 무주택자라면 입주자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매입임대는 일반ㆍ신혼ㆍ청년 등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입주자를 모집한다. 경쟁률이 높을 경우 소득 수준을 따져 저소득자가 입주하게 한다. 거주 기간은 4년을 기본으로 하고, 이후에도 기존 입주 기준을 만족하는 대기자가 없으면 추가로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한다.
'공공전세' 소득기준 없이 공급…시세 90% 이하
'공공전세'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공임대도 도입된다. 2022년까지 전국에 1만8000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수도권 물량은 서울 5000가구를 포함한 1만3000가구다. 기존 매입임대나 공공지원민간임대 등은 월세 형태로 공급됐으나 이를 전세로 내놓겠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민간 건설사가 사전 약정을 체결하는 매입약정방식 위주로 다세대나 오피스텔 등 물량을 확보하면서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형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는 현행 전세임대의 경우 입주 희망자가 기존 주택을 물색해 오면 LH 등이 전세계약을 맺고 재임대하는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공공전세는 소득 기준 없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상대로 추첨방식으로 공급된다. 기본 4년에 2년을 추가해 거주할 수 있고 시세의 90% 이하 수준의 보증금을 내면된다.
현재 주택 최대 매입단가는 3억원이지만 공공전세의 경우 서울은 6억원, 수도권은 4억원, 지방은 3억5000만원까지 높여 좀더 양질의 주택을 확보하고 민간에 대한 인센티브도 높일 예정이다.
짓고있는 주택도 사들여 전세로 내놓는다
국토부는 공공전세와 별개로 매입약정을 통해 2022년까지 신축 공공임대를 전국에 4만4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2만1000가구, 2022년엔 2만3000가구다. 수도권엔 3만3000가구가 공급되는 가운데 서울 물량은 2만가구다.
매입약정 주택은 입주자의 희망에 따라 임대료의 최대 80%를 보증금으로 전환할수 있는 전세형으로 공급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난의 본질인 매매수요 억제에 따른 전세수요 확대를 인정하지 않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대란의 핵심인 아파트가 아니라 비아파트 중심의 공급이라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11만4000가구라고 하지만 이미 8ㆍ4대책에서 발표한 물량과 중복되고 신규로 전세 전환한 물량은 2만9500가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30평대 임대주택도 나온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소득기준도 완화해 중산층 전세수요가 민간에서 공공임대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30평대 공공임대주택을 내년부터 짓기 시작해 2025년까지 6만3000가구를 확충하고, 그 이후부터는 연 2만가구씩 꾸준히 공급한다.
유형통합 공공임대의 소득요건을 중위소득 130%에서 150%로 확대해 입주계층을 일부 중산층까지 확장시킨다. 주택 면적 한도도 60㎡에서 85㎡로 넓혀 그동안 좁은 면적 때문에 공공임대를 꺼렸던 가구도 입주할 수 있게 했다. 유형통합 임대는 소득과 자산 기준을 충족하면 최장 30년까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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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급에는 최소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전세난을 해소시키기는 힘들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LH의 재정구조를 열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실제 60~85㎡의 중형주택을 신규 도입할 경우 내년 약 110억원(출자 약 50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2025년에는 약 7300억원(출자 약 36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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