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멧돼지 잇따라 출몰…주민 불안 호소
유리 파손·농작물 피해도
전문가 "야생동물 서식 줄어 생긴 문제"

최근 세종시 도심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세종시 도심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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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최근 야생멧돼지가 겨울나기를 앞두고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나타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분별한 토지개발로 이들의 터전을 빼앗았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는 야생동물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15일 경남 사천시에서는 한 야생멧돼지가 관청 건물 안까지 들어와 소동을 벌였다. 이날 사천읍 행정복지센터에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는 문을 밀치고 들어와 사무실을 헤집고 다니다 달아났다.


또 세종 시내에서도 멧돼지가 여러 차례 출몰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종촌동 가재마을 8·9단지와 다정동 가온마을 6단지에서 멧돼지 떼가 발견됐다.

당시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와 유해조수포획단 등 22명은 멧돼지 네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포획했고, 한 마리는 주행 차량에 치여 숨졌다.


뿐만 아니라 세종에서는 지난달 12일에 이어 18~19일에도 아름동, 보람동 일대에 멧돼지가 나타나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멧돼지가 목격되자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야생멧돼지의 경우 사람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는 데 있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는 "다들 멧돼지 조심하세요", "한 마리도 아니고 여러 마리가 무리 지어 다녀서 더 무섭다",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데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등 우려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멧돼지 출동 신고 건수도 1년 중 10월에 가장 많고, 11월부터 12월까지의 출동 건수는 한 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멧돼지는 번식기인 가을과 초겨울 사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멧돼지는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올해 들어 세종시에서 멧돼지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35건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멧돼지는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올해 들어 세종시에서 멧돼지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35건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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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들어 세종시에서 멧돼지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35건으로 집계됐다. 멧돼지는 잡식성으로 과일, 씨앗, 뿌리, 도토리, 덩이줄기 등 식물성 먹이가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위 포식자가 없는 야생멧돼지의 경우 포획 개체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세종지역에서 포획한 멧돼지는 △2017년 167마리 △2018년 185마리 △2019년 382마리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20일까지 242마리를 잡았으나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야생 멧돼지 사체가 발견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와 멧돼지에서 발생하는 중증 출혈성 질환으로 치명률은 100%에 달하며 전염력이 높다.


이렇다 보니 환경당국은 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조기에 멧돼지 개체 수를 저감하고 있다. 야생에서 이동하는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확산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는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도심 출몰에 대해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생긴 문제다"라며 "이로 인해 도심으로 먹이를 찾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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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삶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도심 출몰을 막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다 보니 방역, 살처분에서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윤리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결국,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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