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안전대책 도마위…市·경찰 책임 공방

'광주 스쿨존 참변' 발생 다음 날인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단지 스쿨존 내 횡단보도에서 안전도우미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이관우기자

'광주 스쿨존 참변' 발생 다음 날인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단지 스쿨존 내 횡단보도에서 안전도우미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이관우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관우 기자] “사망사고가 났기 때문에…”


최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단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이른바 ‘광주 스쿨존 참변’ 이후 신호등과 과속카메라 설치를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경찰관의 답변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지난 5월 초등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스쿨존 참변’과 동일한 형태의 사고였다.

이때 당시 광주시와 광주지방경찰청은 협의를 통해 횡단보도와 안전방지턱 등 시설을 보강했다. 신호등은 빠졌다.


사고 발생 횡단보도에서 40m 전방에 신호등이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한번만 더 생각하고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했다면 이번 사고는 어땠을까. 운전자도, 엄마와 자녀들도 불행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대다수의 목소리다.


스쿨존에서 반복되는 교통사고 근절을 위해 근본적인 안전대책, ‘모범 답안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또 신호등과 안전펜스 등 교통안전시설을 설치·관리하는 주체가 각각 경찰과 지자체로 분리돼 있는 비효율적인 구조 속에서도 책임 기관들이 사고 ‘예방’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관계 기관들은 이번 참변을 두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 장소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은 광주시가 아닌 광주청 소관 업무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는데, 그것도 광주청에서 설치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광주시는 경찰이 어떤 시설물 설치를 결정하면 현장에 나가 기술적 부분 등을 고려해 관련 예산 범위 내에서 가능 여부를 알린다”고 해명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횡단보도가 있으면 우선 멈춰야 하는 보행자 보호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던 반대쪽에서 오던 차량들과 트럭 운전자 부주의 등이 원인이지, 신호등이 없어서 일어난 게 아니다”면서 “사고 장소가 통행량이 적는 구간인데, 만약 신호등이 있었더라면 아파트 주민들의 진출입구 정체가 심해지면서 그 비난은 경찰에게 왔을 것”이라고 했다.


북구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돼 안타깝다”며 “지난 5월 사고와 달리 광주청이 이번에는 공문을 통해 신호등과 과속카메라 설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AD

공학박사 출신의 광주시의회 이정환 산업건설위원장은 “경찰과 지자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행정에서 벗어나 교통사고가 잦은 지점에 대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면서 “작은 도로나 생활 도로는 보행자 중심으로 환경이 개선돼야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은 안전시설물 위주로 보강이 됐다.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교통사고가 잦은 지점이 예측 가능하게 됐으니 예방에 중점을 둔 교통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남취재본부 이관우 기자 kwlee71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