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 24%서 20%로 인하…저신용 대출감소 우려
2018년 3.9%P인하 당시 4만~5만명이 제도권 밖 시장으로
연말까지 '불법 사금융 특별근절기간' 설정해 일제단속 추진

'선의의 역설' 반복 안하려면 불법대출부터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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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생활비에 쪼들리던 취업준비생 이한영(31ㆍ가명)씨는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인터넷 대출중개 사이트에 손을 댔다. 금리가 높은 줄은 알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이씨는 150만원을 빌려 쓰고 연 300%가 넘는 초고금리를 물어야 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그나마 대출이라도 해주겠다는 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불법 대출이 근절돼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되는 법정 대출 최고금리 인하 조치가 되려 취약계층을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신용자들에 대한 보다 짜임새 있는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방침에 대해 "금리 인하 폭이 이처럼 가파르면 오히려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등으로 이동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고금리를 물어가며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던 이들 중 일부가 불법 사금융을 쓰게 되는 구조"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의 16일 발표에 따라 현행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는 내년 하반기 20%로 낮아진다. 이를 통해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208만여명(87%)이 매년 4830억원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금융기관들이 금리 20~24% 구간에 있던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거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내려간 2018년 당시 불법 사금융 이용액은 전년 대비 3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햇살론' 같은 저신용자 대상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연간 2700억원 넘게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햇살론 만으론 공급 기금 고갈이나 대출 자격 등에서 문제가 여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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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용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을 노리는 불법 대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신고된 피해건수는 올해 상반기 2만6077건으로 지난해 하반기(2만2491건)보다 15.9%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을 통한 대출사기ㆍ초고금리 대부 등을 더한 수치다. 대출사기만 놓고 보면 피해 증가율이 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1만3530건이 신고돼 지난해 하반기(1만192건)보다 32.7%, 지난해 상반기(6250건)보다는 2배 이상 많았다. 정부는 연말까지를 '불법 사금융 특별 근절기간'으로 정하고 일제 단속을 추진 중에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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