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바이든 당선에도 불타는 美 민주당
중도·주류 진영, 상하원 선거 실패 급진좌파 탓
샌더스·AOC 등 급진좌파 진영도 맞불 공세
중도와 급진좌파 분열시 2024년 트럼프 출마 빌미만 줄 수 있어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차기 집권당 자리를 예약한 민주당에서 벌써부터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2년 후 하원 다수당까지 공화당에 빼앗기며 집권 후반기 국정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와 진보가 힘을 합쳤지만 벌써부터 세력 갈등의 싹이 트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을 비롯한 민주당 주류 세력이 지기 기반 확보를 위해 중도 성향에 치우친 반면 급진진보세력은 당이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원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원 장악에 실패하고 하원 의석 마저 줄어든 상황이 만들어낸 후폭풍이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의 최근 발언은 쉽사리 간과하기 힘들다. 샌더스 의원은 대선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1위로 치고 나갔음에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대선 필승을 위해 바이든과 손을 잡고 정권 창출에 이바지한 1등 공신이다.
샌더스 의원은 12일 '민주당이 급진좌파를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는 제목의 USA투데이 기고문을 통해 최근 민주당내 주류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진보 진영이 조 바이든 당선인을 만들어 내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라면서도 "실망스러운 상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기업 민주당원들이 '메디케어 올(Medicare for All)', '그린 뉴딜(Green New Deal)'과 같은 소위 극좌파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그들은 완전히 틀렸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진보 성향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에 대한 출구조사를 거론하며 "유권자들은 소수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하는 정부를 원한다. 그것이 옳은 일이고, 그것이 도덕적인 일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그것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상하원 선거 패배가 급진좌파 정책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라는 주류 세력의 비판에 대한 맞대응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연방 하원의원의 불만은 더 크다.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바이든의 선거 승리가 선언된 직후 민주당 주류에 '맹폭'을 가했다.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과 진보진영의 관계는 바이든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진보파의 탓으로 돌리는 중도 온건파들의 비난을 일축하며, 오히려 선거에 패한 후보들을 '쉬운 먹잇감'이라고 몰아세웠다.
NYT는 지난 몇 달 동안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트럼프 공략을 위한 바이든의 훌륭한 무기였지만 태도를 바꿨다고 평했다.
전직 바텐더 출신의 이 사회주의 지향 최연소 여성 연방하원의원은 페이스북 1716만명, 트위터 1035만명의 팔로어를 확보한 진보 세력의 아이콘이다. 그는 2018년 20대의 나이로 10선의 현역 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선거에 나서 당당히 당선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와의 격차를 더욱 늘리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샌더스와 오카시오 코르테즈의 연합 공세는 민주당의 미래에 곧 다가올 먹구름 예고나 다름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파와 진보진영이 똘똘 뭉쳐 공동의 목표를 향해 뛰었지만, 다음 중간선거와 대선에서도 연합전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이든은 이미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급진좌파가 요구한 '그린뉴딜'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의 향로는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중도로 가야 할지 진보 진영으로 향해야 할지 방향성이 애매하다. 진보를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공화당과의 표 대결을 위해 중도를 고집하는 주류세력 또한 만만치 않다.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반영해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의회 내 민주당 기반 추락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우편투표와 사전투표라는 변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확인됐다. 차기 선거에서도 이번과 같은 대규모 우편투표가 시행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민주당 지지자들인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은 통상 투표 참여율이 낮다. 이점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선거에서 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세력의 기반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7300만명을 유지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는 보장을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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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4년 후 재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기틀을 세운 공화당은 트럼프 정부 출범 4년 만에 사실상 트럼프 당이 된 상황이다. 계산 빠른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대선의 흐름을 모를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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