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올해 승진 임원 20년만에 최소
'비주류' 여성·유색인종 약진 두드러져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임원승진 인원이 20년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월가 금융기업들의 성과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승진 비중을 늘려 월가의 가장 보수적인 기업이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 직원 60명을 임원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WSJ는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가 월가의 최대 엘리트클럽이라는 명예를 다소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20년만에 가장 적은 규모"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상장될 당시에는 한해 500명의 임원을 임명하기도 했지만 기준이 지나치게 낮고 성과급을 나눠야 한다는 고위 임원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승진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임원 승진 규모를 줄이는 대신 인종과 성별 측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16명의 여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올해 파트너 승진자의 2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WSJ은 "골드만삭스의 성차별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솔로몬 CEO의 징표"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도 특히 보수적이었던 골드만삭스가 여성과 소수인종을 주류무대에 올린 것은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JP모건이 올해 역대 최대규모인 30명(26%)의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3대 은행인 시티은행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여성인 제인 프레이저를 선임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인사 배경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골드만삭스는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신입직원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솔로몬 CEO는 "남성이 장악하고 있는 트레이딩과 자문 부문의 고위직에 여성을 늘릴 것"이라며 "지난 4년간 기업공개를 한 기업 중 적어도 한 명의 여성이사가 있는 기업의 성적이 상당히 좋았다"고 언급했다.
내년 1월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에서 여성과 소수인종 등이 약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골드만삭스 임원인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골드만삭스는 신규 임원의 30%가 아시안 등 유색인종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백인 남성의 영향력은 줄었다. 올해 임원 승진자 중 백인남성은 32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승진 임원 가운데 백인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1%에서 2019년 66%, 올해 53%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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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승진 인원은 줄었지만, 이들이 누리는 혜택은 더 커졌다. 올해부터 골드만삭스 임원들은 사모펀드에 대해 성과보수를 받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골드만삭스 직원들의 연봉은 하락했지만, 임원들은 100만달러의 연봉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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