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방치된 전동킥보드 시민들 '불만'
킥보드 관련 사고 급증…2017년 117건→2019년 447건
전문가 "최소한의 교육 필요…단속기준 강화도"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번화가 일대에 전동킥보드가 쓰러진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번화가 일대에 전동킥보드가 쓰러진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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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킥보드 아무 데나 세워두지 좀 마세요."


길가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전동킥보드로 인해 통행 방해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킥보드에 대한 반납 규정이 없어 이용자들이 인도 중앙이나 아파트 주차장 등에 킥보드를 방치하듯 반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하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각장애인은 아예 통행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일부 구역에 킥보드를 세울 수 없도록 하는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지침이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 수칙 준수와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킥보드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민원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은 2016년 290건에서 지난 7월 1951건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7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중 인도와 도로 곳곳에 무단방치 된 킥보드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민원은 적지 않다. 킥보드가 건물 입구는 물론 지하철역 출입구, 인도 중앙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도심 킥보드 방치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 씨는 "좁은 골목에 킥보드가 널브러져 있으면 결국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서 "불편한 것도 불편한 거지만, 아무렇게나 방치된 킥보드 때문에 누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소한 양심적으로 주차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방치된 이유는 운영 방식과 관련있다. 킥보드는 이용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해당 업체의 킥보드를 빌려 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용 후 아무 장소에나 세워두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위치가 기록돼 인근에 있는 다른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다.


킥보드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납할 곳을 따로 찾지 않아도 돼 편리하지만, 다음 이용자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차된 곳에 킥보드가 한동안 방치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도로에서 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도로에서 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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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들의 불편이 커지자 정부 등은 지난 2일 주·정차 금지구역을 설정한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계단이나 차도, 버스 정류장과 택시 승차장을 포함한 13개 구역에 킥보드를 주·정차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해당 규정에 대한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사실상 킥보드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27)씨는 "킥보드를 지하철역 앞에 놔두는 것은 물론이고 건물 입구 바로 앞에 세워두는 사람도 있다"면서 "킥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는데 전용 주차장을 만들거나 관련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방치된 킥보드에 불만을 토로한 이들이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어머니가 시각 장애인이신데 킥보드 때문에 불편함을 겪으신 경우가 많다"면서 "모두 킥보드 주차는 한쪽으로 안전하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킥보드 이용 규정이 우리나라보다 엄격하다. 프랑스 파리는 2017년 킥보드 사고로 284명이 다치고 5명이 숨지자 인도에서 킥보드를 탈 경우 135유로(18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영국, 중국 등은 킥보드의 차도 및 인도 주행을 금지하고 사유지에서만 타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는 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 사전교육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킥보드 이용이나 사고 경각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최소 2시간 정도의 교육 이수증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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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규정 강화 등에 대해서는 "킥보드 속도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하고 단속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과태료나 벌금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접촉사고가 났을 때 보험제도가 없다는 것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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