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사들의 ‘커밍아웃’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검사는 대개 출세욕이 강하고 인사에 민감하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의견을 외부로 드러내길 극도로 꺼려하는 특징도 공유한다.
검사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휘둘러 검사들을 '니편 내편'으로 갈랐을 때도,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을 때도, 수년 전 종결된 사건을 끄집어내 감찰과 수사를 지시했을 때도 침묵했다.
요즘 검사 사회에선 '(정권에) 찍히면 바로 좌천'이란 생각이 만연하다. 곧 사표 쓰고 변호사 개업할 검사가 아니라면, 이 시국에 이름 석자 걸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2일 오전까지 270여명, 검사 10명 중 1명 이상이 커밍아웃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검사들의 커밍아웃 행진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가 남게 됐다'는 우려의 표출이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견을 개진하였다는 이유로 커밍아웃이 돼버리는 작금의 상황에 분명히 반대합니다. 커밍아웃하겠습니다."
이런 검사들의 목소리를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치부할 건 아니다. 지금 검사들은 '과연 이게 개혁이 맞느냐', '혹시 개혁을 가장한 정치권력의 검찰 장악은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추 장관도 검사들의 외침에 귀를 열고 왜 이처럼 반발하는지, 지금까지 펼친 정책들과 조치들을 돌아보고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는 여당 의원으로부터 '검사가 왜 준사법기관이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검사를 준사법기관이라고 하는 이유는 검사가 잘나서가 아니다. 개개인 검사가 독립관청으로서 '피의자의 행위가 법적으로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 재판에 넘기는' 사법적 권한을 부여받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는 법무부 장관의 언행 역시 극도로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추 장관도, 조국 전 장관도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SNS 활동을 하며 수사나 재판과 관련된 글을 올리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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