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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인 비메모리도 휘청'…50년 인텔 제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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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 세계 반도체 1위
최근 수년간 사업부진
주가도 올 들어 15%넘게 하락

'핵심사업인 비메모리도 휘청'…50년 인텔 제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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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세계 반도체 산업을 호령했던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 인텔은 1968년 창업 이래 2016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놓친적이 없었지만, 최근 수 년 간 사업부진에 빠지며 후발주자에 잇달아 추월당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에 이어 핵심인 비메모리분야에서도 밀리면서 '인텔제국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텔의 부진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메모리 반도체 신기술 개발 합작사의 지분을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매각했으며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후발 업체인 미국의 AMD가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올리는 상황에서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대량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30개 반도체 회사의 주가가 반영된 나스닥의 PHLX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30% 상승했지만, 인텔의 주가는 오히려 15%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2321억2870만달러(약 265조원)로, 최근 영국 반도체기업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 시총 3331억2450만달러(약 380조원)에도 크게 못미친다.

잘나가던 인텔이 몰락의 길을 걷게된 것은 반도체산업의 빠른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텔은 세계 모든 PC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인 CPU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로 50여년간 세계 반도체 패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텔은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 통신칩 전문기업인 미국 퀄컴이 스마트폰의 CPU라고 불리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해 삼성전자, 화웨이 등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을 선점하면서 'CPU=인텔'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주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올 들어 인텔의 추락은 가시화됐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텔은 중국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인텔 매출에서 78%가 해외시장인데, 이 가운데 28%가 중국에 의존했다.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인텔은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또 미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로 인해 인텔의 주 고객인 화웨이에 부품 공급이 금지된 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인텔 내부적으로도 올들어 여러 악재가 겹쳤다. CPU 업계의 전설인 짐 켈러가 인텔을 떠난데다, 애플은 '탈인텔'을 선언했다. 애플의 돌발선언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인텔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도 못미치지만, PC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이 탈인텔을 선언한 것은 그만큼 PC용 반도체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고 인텔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는 평가다.

오랫동안 반도체업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관료화되고 경직된 조직문화도 인텔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잘못된 리더십으로 내부 핵심 인력들이 이탈한 점은 인텔 기술력에 대한 의심까지 품게 한다"며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인텔의 미래를 걱정한다"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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