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오늘 검찰 송치…156명 명예훼손 등 혐의
경찰,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도 추적 중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성범죄자 등 신상을 공개하다 붙잡힌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15일 검찰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경찰청 이날 오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해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와 관련자의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그가 신상정보 등을 무단으로 게재한 176명(게시글 246건) 가운데 신상정보 공개자 등을 제외한 156명(게시글 218건)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검거 소식을 보고 이를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 'nbunbang'을 최초 개설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팔로워가 빠르게 늘자 기사검색과 제보를 토대로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신상정보를 올렸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신고로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되자 새로운 계정을 열었고 타인이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제보를 받기 위해 텔레그램, 카카오톡, 디지털교도소 제보게시판 등을 활용했고 이미 확보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소셜미디어(SNS)검색 등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디지털교도소와 관련된 수사를 벌였고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A씨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검거, 이달 7일 국내로 강제 소환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대구지방법원 강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디지털교도소는 한 때 성범죄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약하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를 받았지만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면서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잘못된 정보로 신상이 노출돼 피해를 입은 격투기 선수이자 유튜버, 대학교수를 비롯해 디지털교도소의 신상공개에 억울함을 토로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학생의 유족 측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거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디지털 교도소의 행태는 사법 기관의 처벌이 아닌 사적 처벌이며 잘못된 정보로 또 다른 피해자를 낳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달 8일 폐쇄됐으나 3일 뒤 2기 운영자가 사이트 운영을 재개했다. 다만 A씨가 송환된 후 사이트는 다시 닫혔고 2기 운영자는 현재 잠적했다. 경찰은 또 2기 운영자가 텔레그램 성 착취물 가해자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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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사건 송치 후에도 A씨의 별건 범죄 사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며 정보를 제공한 이들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수집 및 제공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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