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글날에도 불법집회 원천봉쇄하길"
野 "사실상 코로나 계엄령"

개천절인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개천절인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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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경찰이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봉쇄한 것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방역을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평가하며 한글날 집회 역시 원천봉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이를 '독재'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부 보수 단체의 개천절 광화문 집회가 큰 충돌 없이 봉쇄됐다. 경찰의 노고에 감사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불법집회 차단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서울 도심에서 예고됐던 집회는 경찰의 원천 봉쇄 속에 무산됐다. 광복절 집회를 주도했던 보수단체들은 광화문광장에 진입하지 못해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유튜버와 일부 시민이 산발적으로 '1인 시위'에 나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을 빚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시름은 덜었지만, 일부 단체는 한글날 집회를 또 예고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불법집회나 방역방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한글날에도 불법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위험요인을 사전 차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4일 '닫힌 광화문 광장, 국민 안전을 위한 "방역의 벽"입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개천절 집회, 결국 일부 단체가 기자회견을 강행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광화문 광장부터, 세종로 네거리, 서울광장까지 곳곳을 막기 위해 경찰력과 차량이 총동원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코로나와의 전쟁'이다. 광화문 광장을 에워싼 차벽은 우리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면서 "이제는 '코로나 방역' 자체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부디 오늘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또한 경찰의 원천봉쇄를 옹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15 전광훈 집회로 인해 급격히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으로 거리두기 2.5단계까지 격상했었고, 연일 계속되는 400명 이상의 확진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국민 모두의 고통이 배가 됐다"면서 "이제 좀 누그러드는 추세를 보이나 싶었는데 개천절 집회로 전 국민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자 방역당국과 경찰은 고심 끝에 방역을 위한 광장봉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과 보수단체는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라며 "주간엔 공무원, 야간엔 경찰까지 동원되며 방역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 부근에서 도심 집회를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막혀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 부근에서 도심 집회를 시도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막혀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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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집회 차단 조처를 '과잉 대응'으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전날(3일) 서울시 내 90곳에 검문소 설치, 180여개 부대 1만명의 경찰력을 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 버스 300대로 광화문에 산성을 쌓아서 시민들의 집회를 원천 봉쇄했다"며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사실상의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되었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을 통해 "고작 드루이브 스루 시위 차량 9대가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경찰 1만 명에 경찰차 수백 대. 우리는 밀집해있던 경찰분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면서 "언제는 광화문 광장에 나와 소통하겠다더니. 이젠 국민 목소리를 '노이즈 캔슬링'하는 정부"라고 비꼬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인산성? 이게 정상인가. 독재시대 집회를 봉쇄하던 시절에나 볼만한 광경"이라고 말했고, 같은당 박수영 의원 또한 "닫힌 광장에 어른거리는 독재의 그림자"라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루탄·화염병이 난무하던 40년 전 '서울의 봄'과 다른 듯, 같은 듯하다. 민주 외치는 정권의 반민주 현장"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광화문에만 가나. '재인산성'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둘러싸야 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한편 일부 단체가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 집회를 예고한 것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 (집회)도 방역적인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확실하게 안정될 때까지 다수가 밀집하는 집회는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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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반장은 지난 3일 개천절 집회를 금지한 것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도 굉장히 중요한 국민의 권리이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런 방역적인 위험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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