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심 무죄’ 배드파더스 항소심 ‘헌재 위헌 판단’ 지켜보기로
헌재 형법 제307조 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 위헌심판 중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배드파더스(Bad Fathers·나쁜 아빠들)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57)씨에 대한 재판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형법 제307조 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잠정 중단됐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경필)는 17일 구씨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번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헌재가 이 조항과 관련해 지난주에 공개변론을 한 것으로 볼 때 머지않아 결론이 나올 것 같다”며 “해당 조항은 이 사건의 대전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위헌 결정이 날 경우 관련 사건을 소급해서 재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는 1항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 해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게 했다.
그리고 같은 조 2항에서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공표한 내용이 허위의 사실일 경우 더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했다.
다만 제310조(위법성의 조각)에서 ‘제307조 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과 관련됐을 경우 예외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도록 정했다.
인터넷 혹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는 1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역시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도록 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10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07조 1항이 규정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구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적용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는 성립요건으로 비방의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형법상 명예훼손과 차이가 있지만, 재판부는 두 조항이 궤를 같이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씨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들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직업, 미지급 양육비 등의 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도록 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8년 9월부터 같은 해 10월 배드파더스로 인해 정보가 공개된 부모 5명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한 뒤 검찰시민위원회 의견을 받아 지난해 5월 구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지난 1월 구씨 측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는 구씨의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돼 무죄가 선고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