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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거대한 가속

최종수정 2020.09.16 15:04 기사입력 2020.09.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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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최근 단기 급등한 미국 기술주 중심의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 최근 해외증시의 급등락에 대한 해석보다 2000년 초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의 주가 흐름을 산업구조의 변곡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 인공지능(AI)의 본격화라고 할 수 있는 2015년, 아니 멀리는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이어진 장기 추세는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주식시장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대안들이 해답이었다. 2010년까지 세계는 '글로벌화'라는 수평적 영역의 확대를 통해 성장했다. 글로벌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이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 수요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세계의 성장은 AI 알고리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라는 수직적 영역의 확대를 통해 이뤄졌다. 산업과 기업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새로운 대안'들이 축적됐고 구조적 변화도 빨라졌다.

이 같은 변화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또 다른 가속 국면을 맞이했다. 비대면(언택트), 원격, 스마트 등 다양한 이름이지만 더욱 명확한 모습으로 기술혁명의 산출물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한 보고서에서 이 현상을 '거대한 가속(The Great Acceleration)'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배달 및 교육, 원격의료, 화상회의 등 우리가 앞으로 5년 정도 후에나 크게 보급될 것으로 여기던 산업과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3~10배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금융위기로 심란하던 2009년 이후 근 10년 동안 미국 S&P500지수는 3배를 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S&P500보다 2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큰 기여자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소위 'FAANG'으로 불리는 기업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2015년부터 이들 기업들과 그 외 기업들의 시가총액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최근 5년간 미국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40% 정도 늘어날 때 FAANG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총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시장도 미국의 최근 5년간 추세를 닮아가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바뀌었다. 현대모비스, POSCO, 삼성물산이 물러난 반면 카카오, 삼성SDI, LG생활건강이 새로 진입했다.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이라고 불리는 7종목( LG화학 ·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 삼성바이오로직스 · 엔씨소프트 · 셀트리온 )의 시총 합계가 연초 이후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9% 남짓 상승한 것에 불과하다.

글로벌 증시를 움직이는 힘에는 공통점이 있다. 2015년부터 성장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진 산업이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데이터 기술과 관련된 산업인데 성장률이 전체 산업생산 성장을 크게 웃도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도 있지만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의 방향은 흐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성장의 밑그림이 그려지는 국가(중국·미국·한국·일본)와 독점기업(디지털화+AI)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장기적으로 매우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한다. 약 30년의 흐름과 5년 단위의 기술 진보에 대한 밑그림을 따라가야만 한다. 지금 투자한다면 첫째 글로벌 핵심 산업의 밸류체인에 연결돼 있는 기업, 둘째 AI, 클라우드, 전기차, 플랫폼 등 디지털화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 셋째 자금 여력 또는 현금 흐름이 충분한 기업에 대한 집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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