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특정된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 줄줄이 '잠수'
경찰, 디지털교도소 운영진 일부 특정
용의자들 모두 잠적…다각도 추적 중
국내 비롯 해외서도 사이트 접속 차단
방심위는 '의결 보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경찰이 범죄자 등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 일부를 특정했지만 이들은 잠적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 일부 운영진을 특정하고 이들의 접속 기록 등을 토대로 해외 한 국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했다. 디지털 교도소 관련 수사는 지난 7월부터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특정된 운영진은 모두 잠적한 상태로 이들 가운데 국내에 체류하는 것으로 확인된 인물은 아직 없다. 경찰은 인터폴 수배와 함께 신원이 특정된 이들의 여권 무효화 조치를 요청하는 등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경찰은 과거 인스타그램 'nbunbang'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신상공개 계정 여러 개를 운영하던 인물이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과 동일 인물일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계정 주인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최근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이후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차단됐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도 해당 사이트에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낸 디지털 교도소는 일련의 'n번방 사건'에 대한 전 국민적 분노에 힘입어 여론의 암묵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신상공개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면서 사적 제재를 통해 범죄자를 심판하겠다는 명분조차 잃은 상황이다.
최근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고려대 재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성착취물 구매를 시도했다'며 수도권 한 대학 의대 교수의 신상이 공개되는 일까지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해당 교수는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정보와는 달리 이 일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엉뚱하게 범죄자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된 사례도 있었다. 범죄와 무관하지만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올라온 적도 있다.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의 해외 송환을 불허한 강영수 판사 등 재판부 판사들의 신상이 올라온 게 대표적이다.
사적 제재의 성격을 띤 자칭 '자경단'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엔 '강남 패치' '한남패치' 등 '○○패치'라는 이름의 폭로 계정이 일반인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공개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무고한 피해자가 여럿 나왔다. 강남패치 운영자는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이 사례에 비춰보면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역시 검거되면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의 사적제재가 공익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긴 하다.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온 '배드파더스' 운영자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다. 배드파더스가 공개한 정보는 비방 목적이 없는 '공익 목적'임을 인정 받았으나 디지털 교도소의 경우 비방 목적이 뚜렷하다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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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날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현재 접속이 불가한 점 등을 들어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의결 보류'를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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