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아들 의혹' 일파만파…20·30세대 허탈감 넘어 분노
정세균 "국무위원의 자녀문제로 심려 끼쳐 참 민망"
'추미애 사태'에 정부·여당에 등돌린 20대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두고 20~30세대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조국사태에 이어 추 장관 아들 의혹까지 일파만파 커지면서 '공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층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여당이 추 장관 사태를 지적하기는커녕 일제히 옹호에 나서자 청년들은 이를 '제2의 조국 사태'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추 장관 아들 서씨는 2017년 6월 5∼14일 1차 병가를 낸 뒤 23일까지 병가를 연장하고 여기에 더해 나흘간 개인 휴가를 쓴 뒤 27일 부대에 복귀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추 장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아들 서씨의 군 복무 당시 휴가와 관련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한 기록이 공개되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서씨의 직속상관인 A상사는 2017년 6월15일 '병가가 종료됐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는 면담기록을 남겼다.
A상사는 "출발 전 병가는 한 달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시켜줬지만, 본인이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있어 부모님과 상의,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이라고 썼다. 이는 그동안 아들의 휴가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 온 추 장관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연일 불거지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점에 대해 참 민망하다"고 했다. 이는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여당에서 나온 사실상 첫 유감 표명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국민들께서 코로나19나 여러 가지 경제 때문에 힘드신데, 이런 문제로 걱정을 더 하시지 않게 하는 게 마땅한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의 특별수사본부 설치 주장에 대해선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이 빨리 수사를 매듭짓는 것이 옳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왜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지 저도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검찰이 이 문제를 수사하지 않고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겠지만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해서 종료하는 것이 현실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에 청년층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 총리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과나 의견을 표하기보다는 "민망하다"는 표현을 써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20·30세대에게 여당의 '추미애 감싸기'가 되레 상대적 박탈감으로 다가온 셈이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조국사태' 때보다 더 화가 난다. 고위직에서 이런 특혜 의혹이 한두 번이 아니지 않나.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을 때도 '있는 집 애들은 노력 안 해도 편하게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또, 추 장관 아들 논란이 터지면서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워졌다. 기사를 보면 관련 의혹들이 하루에 몇 개씩 터진다. 군 생활을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남성들에게 이런 의혹들이 허탈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지금까지 제대로 해명하거나 사과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선 "'민망하다'는 표현 자체가 애매하지 않나. 의혹에 대해 사과하긴 싫고, 인정하기도 싫어서 나온 표현이 '민망하다'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8)씨 또한 계속되는 집권세력의 자녀 특혜 의혹에 좌절감을 토로했다. 이씨는 "이런 일이 거듭되니 정치에 대한 신뢰마저도 무너지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의 자녀를 조사해보면 이보다 더 한 일들이 얼마나 많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불거졌을 때, 당사자들이 사과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심보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동반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추 장관 아들의 병역 관련 의혹이 확산하면서 20대·남성층 중심으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2.4%포인트 내린 45.7%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연령대별로 20대(5.7%포인트↓, 33.3%), 50대(4.1%포인트↓, 44.7%)에서 내렸고, 성별로는 남성(9.0%포인트↓, 39.8%)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당별 지지도는 민주당이 4.1%포인트 하락한 33.7%, 국민의힘은 1.8%포인트 상승한 32.8%를 각각 기록했다. 두 당의 격차는 0.9%포인트로, 4주 만에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특히 문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 남성, 20대와 50대, 학생 등에서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측은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파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RDD 방식으로 전화면접과 자동응답을 병행해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올해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은 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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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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