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도의 독립성 보장 강조도 무용지물
루피아 환율 즉각 하락...정부와 유착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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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정부가 개입하는 법안이 발표되면서 자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정부 개입 없이 독립을 보장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인도네시아 의회가 정부 개입을 사실상 허용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화폐인 루피아 환율은 즉각 하락했다.


8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회는 최근 재정부 장관이 금융정책회의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중앙은행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했다. 또 중앙은행에 대해 경제와 고용, 성장에 대한 지원 의무도 확대했다. 현재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조정을 통한 루피아화의 통화안정 권한을 갖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부채가 급등하자 정부와 중앙은행이 부담을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재정부와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에 대한 결정권 협의에 따라 '부채부담 공유' 원칙에 합의했다. 즉 중앙은행이 약 27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고, 이와 별도로 120억달러 규모의 국가부채를 추가로 충당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국채 매입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책의 일례라고 설명하면서, 중앙은행은 발행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해 화폐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은 이 같은 법안이 발표되자 즉각 하락했다. 7일 현재 달러 대비 루피아 환율은 전날 1만4656루피아에서 1만4725루피아로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이 약화되면 투자자들이 자금이동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재정부 장관은 투자자들이 국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하며 중앙은행과 부채 공동부담 정책이 정부의 재정적자를 전부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벤 파라큘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정부가 중앙은행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금융정책 운용에 있어 최선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고, 이는 자금 흐름에 영향을 직접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지적에 스리물리야니 재정부 장관과 페리 와르지요 중앙은행장은 외국자금이 인도네시아로 흘러들어갈 것을 자신했다. 인도네시아 금리가 4%대로, 유럽ㆍ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만큼 수익을 좇아 자금이 흘러들어갈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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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금융정책의 정치적 성격도 우려했다. 핼미 아르만 시티은행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약화는 금융정책이 앞으로 정치적 성격을 띠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금융계와 정치가 유착되는 것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피아화 약세에 대해서도 "금융정책 발표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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