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불구속 기소' 유력… 재판 결과도 논란 가중될 듯

두 달 의견수렴 '명분' 쌓고… 檢, 수사심의위 패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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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며 검찰 내외부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2년 가까이 수사해 온 검찰이 결국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무시한 채 수사 강행과 기소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무엇보다 그간 8차례나 반복돼 온 수사심의위 권고 수용이라는 관례를 검찰 스스로 깬 사건으로 남게 됐다. 수사심의위가 6월 회의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전현직 임원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10대 3'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로 결정했는데, 이를 무시함으로써 검찰 내외부로부터의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사심의위는 수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2018년 검찰이 스스로 도입한 제도다. 검찰은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직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며 '부실ㆍ편파 수사'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두 달간 경영학ㆍ회계학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을 불러 수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것도 논란이다. 영장 기각과 수사심의위 권고로 연이은 타격을 입은 만큼 외부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지만 처분을 내리기 위한 명분 쌓기 절차였다는 분석이 당장 나왔다.

검찰의 자문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힌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썼거나 발표했던 교수들을 검찰이 부르고 있다"며 "들리는 바로는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왜 삼성을 위해 이런 의견을 냈냐는 식의 질문으로 하루 종일 잡아둔다고 한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앞으로 진행될 이 부회장 재판의 최대 쟁점은 삼성바이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재무제표 상 지분 가치가 부풀려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입장이지만, 국제 회계기준에 부합한다는 삼성 측의 의견에 동조하는 전문가들도 상당수다.


한편 이 부회장의 기소가 최종 확정돼 경제사건으로 분류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형사합의25부, 형사합의34부, 형사합의35부 중 한 곳에 배당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두 경제사범 전담재판부들로 각각 인보사케이주 성분 조작 의혹(24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25부), 옵티머스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34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35부) 등 재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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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를 담당했던 이복현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는 3일자로 대전지검으로 이동한다. 앞선 지난달 27일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팀장 김영철 부장검사)을 신설하는 검찰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이 부회장 등의 공소유지는 삼성바이오 수사에 참여해온 김 부장검사가 주도하게 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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