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왜 공개하나"…'깜깜이' 동선 공개에 시민들 분통
확진자 동선공개 지자체마다 제각각
비공개 방침 지자체엔 항의 쏟아져
코로나19 확산세에 일부 지자체는 세부공개 전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28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복도식 아파트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확진자 동선 정보를 소극적으로 공개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는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는 수준으로 공개하는 지자체도 많아서 하나 마나 한 조치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확진자 동선 공개와 관련한 논란은 지난 2월 대구ㆍ경북 발(發)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부터 불거졌었다. 확진자 상황과 동선 등을 자체 공개하는 각 지방자치단체들 간 기준이 통일돼 있지 않아 혼란이 있었던 탓이다. 확진자 동선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부분 확진자가 속한 지자체를 통해 공개되는데, 어떤 지자체는 방문한 가게의 상호명과 거주지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어떤 곳은 개인정보와 관련한 부분을 아예 비공개 처리해왔다.
논란이 잇따르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6월30일 '확진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 3판'을 통해 확진자 성별과 연령, 국적, 직장명과 읍ㆍ면ㆍ동 이하 거주지 주소 등 개인을 특정하는 정보를 공개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세부 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이후 지자체들은 대체로 이 기준에 맞춰 확진자 동선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동선 공개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다시 지자체별로 나뉘는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특히 시민들의 항의는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지자체에 주로 쏟아진다.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동선이 겹치는지를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더 연장한 28일 서울 노원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빛가온교회 교인과 방문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예를 들어 인천시는 확진자의 성별을 비롯해 거주지와 방문지 등도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정보가 일부만 공개되면서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28일 인천 연수구에서 발생한 한 확진자의 경우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거주지 외에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자 한때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었다. 같은 동에 사는 것으로 지목된 일부 주민들이 집안에서 꼼짝 못하거나 외부에 나갔다가 불안함에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관할 구청인 연수구청과 연수구보건소가 같은 라인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확진자와 관련한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아서다. 동선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다가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이유로 비공개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세부 공개를 선택하는 지자체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는 확진자 동선을 비롯해 확진자 직업까지 유추 가능한 정보를 시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공한다. 원주시도 25일부터 확진자 동선을 세부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남 김해시와 충남 당진시도 전날 확진자 동선 정보 공개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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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대본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29~31일 각 지자체 확진자 동선 공개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정보 공개 기준 미준수 사례가 35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확진자의 연령과 성별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한 사례가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 공개 기간이 지났는데도 이를 삭제하지 않은 사례도 11건 발생했다. 주소를 공개한 사례도 3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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