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 베토벤 250주년 기념 콘서트 '피아노 소나타 30·31·32번' 연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평생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썼다. 20대 중반인 1795년 첫 곡을 써 요제프 하이든(1732~1809)에게 헌정했고, 마지막 32번 소나타를 완성한 때가 말년인 1822년이다.


베토벤은 다른 음악과 달리 피아노 소나타를 평생에 걸쳐 꾸준하게 썼다. 교향곡의 경우 30대에 집중적으로 썼다. 1799~1812년에 교향곡 1번부터 8번까지 쓰고 10여년 뒤 마지막 교향곡 9번인 '합창'을 하나 더 썼을 뿐이다.

그래서 피아노 소나타에는 베토벤의 삶 전체가 녹아 있다고들 말한다. 베토벤을 가장 좋아한다는 피아니스트 김선욱(32). 그가 2012~2013년 계절마다 한 번씩, 여덟 번의 연주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 것은 이 때문이다.


김선욱이 다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한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13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31·32번, 안단테 파보리를 연주한다.

[사진=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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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들으려 노력…30대 때에는 다양한 작곡가 연주할 것"
"임동혁 생일 때 베를린에서 조성진 등과 만나…각자의 음악 존중"

김선욱은 "마음의 소리를 듣고자 많이 노력했다는 점이 이전 연주 때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이 청각 상실을 겪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는 베토벤이 어떤 소리를 상상하며 음표를 적었을까 지금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습 시작 전 악보부터 찬찬히 살펴보며 베토벤이 적은 음표와 주문들을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내가 만약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면?' 이런 가정 아래 내가 예전에 연주하며 기억했던 음표들을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리고 새로 채워 넣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랬더니 모든 음표가 새로 들리고 다이내믹도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가 느낀 이 흥분과 놀라움을 어떻게 청중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

김선욱은 30대에 좀 더 다양한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겠다고 밝혔다. "20대의 제가 베토벤 곡을 많이 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주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과정을 1막, 연주자가 돼 베토벤을 자주 친 시기가 2막이라면 이제 3막에 진입하고 있다. 3막에서는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생각이다."


김선욱은 3년마다 열리는 세계 정상급 콩쿠르인 리즈 국제콩쿠르에서 2006년 동양인 최초·최연소로 우승해 주목받았다. 그는 2008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 2018년 독일 베를린으로 거처를 옮겼다. 베를린에는 현재 조성진(26), 임동혁(36) 등 한국인 연주자가 많이 살고 있다.


김선욱은 "최근 임동혁 피아니스트 생일 때 다들 베를린에 있어 만났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바쁘게 활동하는 연주자이기에 같이 모이기가 매우 어렵다"며 "최근 연주가 많이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각자 다른 곳에 있었다"고 들려줬다. 어렸을 때부터 모두 알고 지내 친분이 깊지만 만나면 음악에 대한 대화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모두 각자의 음악 세계가 있고 그 점을 매우 존중하기 때문이다."

[사진=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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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주를 거의 하지 못했다. 다음 달 열리는 예술의전당 연주회는 지난 3월 스코틀랜드에서 연주한 이후 6개월 만의 자리다. 그래서 이 연주회는 그에게 더 소중하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올해,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음악을 깊이 조명하고 청중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 베토벤의 음악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로를 준다.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라도 힘과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면 연주자로서 매우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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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 데뷔 무대가 예정돼 있다. "뛰어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기쁘다. 20대 초반이었다면 너무 들떠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아직 젊고 더 발전해야 하지만 그래도 경험이 축적돼 작은 무대나 큰 무대나 상관없이 연주를 즐기게 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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