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은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 대학원 생활을 해 본 사람은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대학원 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다.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던 학부 시절의 내가 점점 작아지고, 학계에서 내가 아는 바는 정말 적은 부분이라는 것을 느끼며 위축되는 시기라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내가 대학원생 때 선택한 방법은 음식이었다. 먹고 또 먹었다. 그러다 보니 체중은 대학원 입학 전에 비해 20㎏ 가까이 불어났다.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고, 그것이 유튜브 먹방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맛있게, 그리고 많이 먹는 유튜버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던 몇 안 되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구였다.
그러면서 구독하는 유튜버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지금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휴식할 때 보는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즐겨보던 먹방 유튜버들이 일제히 검은 화면에 '죄송합니다'라는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함에 찾아 보니 속칭 뒷광고라는 실태에 대해 한 유튜버가 폭로를 하면서 시작된 유료 광고 표기에 대한 이슈였다.
뒷광고란 유튜브 정책에 따라 협찬이나 광고 요청을 받아 하는 광고임에도 유료 광고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실제 사용 후기인 것처럼 하거나, 혹은 추천하는 영상을 뒤로는 광고비를 받고 광고가 아닌 것처럼 하는 소비자 우롱 행위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뒷광고가 성행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지속 가능한 가치가 아닌 단기간의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과거 제록스는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초빙해 파산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신임 CEO는 직원 해고, 성과주의의 과도한 도입 등으로 단기간에 제록스를 성장시키고자 했다. 이는 모두 단기간의 성과를 위해 벌어진 일로 이 시기에 제록스는 회계 조작 사태까지 터지는 등의 고난을 겪었다.
유튜버는 전문 경영인과 유사하다. 본인이 어떠한 분야에서 보이는 전문성으로 채널을 시작했을 것이고, 이러한 점은 전문적 경영 역량을 지닌 전문 경영인과 같다. 또한 전문 경영인은 전통적 오너 위주의 경영 체제가 아닌, 누구나 노력하면 회사의 경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튜버와 유사한 점이 많다.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놀랍게도 전문 경영인 체제의 단점도 이번 유튜버의 뒷광고 사태와 닮아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의 가장 큰 단점은 오너가 아니다 보니 취임 기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운영을 하게 되고, 앞서 언급한 제록스 사와 같이 파산 위기까지 갈 수 있다. 또한 전문 경영인은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태와 유사한 단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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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튜버와 전문 경영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튜버는 대부분 그 채널의 오너라는 점이다. 즉 단기적 재무 성과에 집중할 필요가 없고, 충분히 장기적 조직의 역량에 투자할 수 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튜버들이 전문 경영인과 같이 해당 유튜브 채널의 전문 지식이나 경험을 갖고 오너 경영 체제처럼 콘텐츠와 자신의 채널의 핵심 역량의 기르기 위해 장기적 가치에 투자할 때,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오래가는 유튜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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