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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⑦불황의 늪에서 클린산업으로

최종수정 2020.09.01 17:02 기사입력 2020.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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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멘트산업사

2005년 시멘트 내수는 전년 대비 15.8% 감소한다. 1997년 6175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긴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사진=연합뉴스]

2005년 시멘트 내수는 전년 대비 15.8% 감소한다. 1997년 6175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긴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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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한국은 연간 6000여만톤의 생산규모를 갖춘 세계 12위의 시멘트 대국이다. 시멘트 기술면에서도 1980년대부터 해외에 생산기술을 수출할 만큼 시멘트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한국 시멘트산업의 위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지난 60~70년대 경제발전기 국가기간산업의 역할을 다했지만, 2000년대 들어 환경을 망치는 공해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국민 관심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시멘트산업은 친환경산업으로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본지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는 한국 시멘트산업의 역사를 10회에 걸쳐 재조명해 본다.[편집자주]


밀레니엄에 접어든 2000년대 시멘트업계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통해 어렵게 극복했지만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기에는 갈길이 멀기만 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침체, 일부 업체 간 가격 경쟁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은 주택공급 축소와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 부도를 촉발했고, 시멘트 등 관련 산업은 연쇄적으로 불황에 빠지게 된다.


2005년 한 해 동안 시멘트 내수는 총 4628만 5000톤으로 2004년에 비해 무려 15.8%, 866만여 톤이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1997년 6175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시멘트 내수는 급기야 2012년 4399만 톤으로 감소했다.


시멘트업계의 전체 생산능력이 6000만 톤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생산시설의 30~40%가량이 멈춰 있는 상태였다. 시멘트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본사 사옥을 매각하거나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손실 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친환경 설비로 바뀌기 전의 시멘트 공장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친환경 설비로 바뀌기 전의 시멘트 공장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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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에 필요한 유연탄 수요의 70%를 공급하고 있던 중국이 자국 내 유연탄 소비가 늘면서 수출 물량을 줄이다가 2008년 1월부터 유연탄 수출 금지조치를 단행했다. 수출금지는 2개월 뒤인 2008년 3월에 풀렸지만 유연탄 가격의 인상이 문제였다.

게다가 2009년에는 35%를 추가 감축할 예정이었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시멘트 업체들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유연탄 도입가격은 2003년에 톤당 35달러, 2006년 평균 70달러대로 오르더니 2008년 8월 톤당 195달러로 치솟았다.


유연탄 최대 수출국인 호주가 홍수피해로 체선기간이 장기화된 데다 러시아의 유연탄 부족, 캐나다 폭설, 인도네시아 폭우 등 여러 가지 수급상의 악재가 겹쳐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9년 초 시멘트가격이 약 10%가량 인상되기는 했지만 늘어난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로 포장시멘트의 가격은 당시 자장면 한 그릇 값에도 못 미치는 3250원에 불과했다. 건설경기 침체에 유연탄 가격 상승등 원가부담까지 늘면서 결국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의 부실이 결정적인 원인이 돼 현대시멘트가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수요는 갈수록 줄어 들고 원재료 값은 매년 치솟으면서 적자구조가 고착화되는 형국이었다. 에너지와 환경개선 등 원가절감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시멘트산업은 제조원가에서 연료비와 전력비 등 에너지 비용이 약 60%를 상회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비용 절감은 시멘트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였다. 또한 시멘트 제조시 사용되는 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환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은 함께 추진돼야 했다.

친환경 설비로 교체한 이후의 시멘트 공장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친환경 설비로 교체한 이후의 시멘트 공장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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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08년에 이르러 환경 보호와 경제개발은 함께 이뤄나가야 할 인류의 중대 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시멘트업계는 이보다 앞선 2007년 10월 산업계 최초로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을 결의하며 환경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하고 구축된 인벤토리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후 변화와 관련된 사내외 교육 실시, 폐열발전설비 설치, 재활용 연료 사용을 통한 화석연료 대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자연보호 활동 등 환경경영에 앞장섰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도입한 폐열발전은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전기를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었다.


한국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업계가 최소 수백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폐열발전에 너나할 것 없이 나섰던 이유는 폐열발전이 친환경의 기업윤리를 준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익효과를 낼 수 있는 일거양득의 사업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환경개선관련 노력은 업계 전반에서 진행돼 대규모 집진설비를 비롯해 뛰어난 환경보전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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