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엉덩이 툭' 송영길 발언, 부적절"
송영길, '성추행 혐의' 외교관 두둔 발언 파문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을 두둔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상대가 남성 여부를 떠나 행위 그 자체가 성추행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정모 변호사는 20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송 의원이 '문화적 차이가 있는 거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 같은데 법적인 측면에서 먼저 따져봐야 한다"며 "동성 간 성추행은 가능하고, 우리나라 형법에서도 규정하고 있음에도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 변호사는 "우리나라 형법은 과거에는 추행의 대상이 여성으로 한정이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그냥 사람으로 되어있다. 또 '추행의 대상이 추행하는 사람과 성별이 달라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문화적 차이가 있다면, 그것을 이해하면서 외교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외교관을 독려하는 것이 외통위원장의 역할일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반대의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 같아서 결국은 부적절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정태원 변호사 또한 "외교통상위원장이 이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된다"며 "동성 간 성추행도 국내에서 이미 처벌을 많이 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직장이나 군대에서 지낸 후임들, 엉덩이 만지고 이런 거 있지 않나. 다 처벌해왔다"며 "그때마다 (가해자는) '성적인 의도가 없다', '장난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데 동의하지도 않는 경우에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인 혐오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는 처벌이 되기 때문에 (송 의원의 발언은) 굉장히 부적절"이라고 비판했다.
또 "외교통상위원장의 발언은 뉴질랜드 보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한국은 참 미개한 나라'라는 오해를 받을 여지도 있다"며 "오히려 안 하실 말씀을 하신 거고, 이거 잘못하면 외교적인 문제를 더 키우게 되는 문제가 있다. 말씀을 더 조심하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
앞서 송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며 "(외교부로부터 처리문제와 관련 보고를 받았는데)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대상이 여성이 아닌 40대 초반에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다.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였다는 거다"라며 "문제가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는 거다. 그래서 경고 처분을 받았고 나중에 감봉 처분을 했다. 이후 상황은 다시 체크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외교관에 대한 뉴질랜드 정부의 인도 요구에 대해서는 "그건 '오버'라고 보여진다"며 "총리가 대통령과 통화 속에서 이런 문제제기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외교관 A 씨는 2017년 말 주뉴질랜드대사관 근무 당시 남성 직원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구해온 바 있다.
지난달 29일 현지 온라인매체 스터프 등에 따르면 A 씨는 "나는 동성애자도 성도착자도 아니다. 내가 어떻게 나보다 힘센 백인 남자를 성적으로 추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외교부는 지난 3일 '여러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로 A 씨에 대해 즉각 귀임을 지시했다. A 씨는 지난 17일 근무지인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입국했다. A 씨는 무보직 상태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규정에 따라 A 씨는 2주 자가격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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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해 외교부 감사에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외교부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고려해 재조사 등은 신중하게 후속 조치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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