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어떻게 볼 것인가

[탁류청론]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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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향후 10년간 총 4000명의 의과대학 정원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400명 중 300명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의사, 50명은 의과학자로 양성하고 나머지 50명은 소아외과, 감염내과 등 공급이 부족한 특수 전문분야 의사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2022년에 정원이 확충되어도 10년이 지나야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2029년부터 인구 수가 감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 의사의 수가 증가하면 국민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가 늘어난다. 현재 정부가 지적하고 있는 지역의사의 부족, 일부 전문분야의 의사 공급 부족 등은 정원확대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계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첫째, 현재 의사 수의 부족 문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약 2.3명으로 OECD 평균인 약 3.5명에 비해 약 67%에 이른다. 국민 1인당 의료기관 방문 횟수 및 입원 일수는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다. 환자당 제공되는 서비스 강도가 유사하다면 우리나라 의사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국가 의사들에 비해 3배 이상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당연히 환자당 진료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고 이는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가가 낮아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가를 높여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의료계는 주장하지만, 수가를 논외로 한다면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여러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둘째, 의사 수가 부족하다면 어느 정도 확충해야 할까? 절대 기준은 없다. 외국에서도 과도한 의사 공급은 필요 이상의 비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의과대 정원은 국가가 관리한다. 필요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지역, 진료과 등이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시의 경우 서비스 이용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시장 논리에 의해 서비스가 공급되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당연히 의사들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을 기피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공공의료기관도 의사 수 확보에 어려움이 커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의사 인력이 필요하다. 지역단위에서 진료권별 필수의료 서비스 공백지역에 지역의사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는 의대 정원 확충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자칫 과대 공급은 필요 이상의 비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진료권별 최소한의 인원을 추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아외과, 감염내과, 역학조사관 등 필수 인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의료 환경의 변화는 더 많은 의사를 필요로 한다. 2017년부터 전공의법이 바뀌어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 과거 110시간 이상 근무했었기 때문에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나마 최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시범사업 중에 있고 올해 말쯤 본 사업으로의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그 외에도 급격한 고령화는 의료 수요를 증폭시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9년에 절대 인구 수가 감소한다. 그러나 고령화 때문에 의료 수요는 2030년에 지금보다 1.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의대정원 확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수가의 적정성, 전공의 교육, 의사들의 근무 환경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당연히 하나씩 개선되어야 한다. 해답은 대화와 소통이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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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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