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수사범위 규정 제한 위험한 발상”
“진실은 잠시 가릴 수 있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어”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7일 오전 서울고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7일 오전 서울고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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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영대 서울고검장(57·사법연수원 22기)이 7일 퇴임사를 통해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며 경찰에 대한 검찰의 견제 기능을 없애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고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경찰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검찰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이 진실에 접근조차 못하게 한다든가 잘못된 부분을 시정조차 못하게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수사권 조정에 관한 후속 법령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검찰의 과오가 있었던 것도 분명하고 이에 대해선 깊이 자성해야 하겠지만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고검장은 “인권 보호의 측면에서 (검찰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진실 발견의 심각한 공백 상태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 수사와 관련된 제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며 “합리적으로 균형 잡힌 제도를 만드는 게 좋고, 한 쪽에 치우친 제도를 만들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는 생물이라고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수사 범위 규정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진실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김 고검장은 “형사사법시스템은 한번 만들면 100년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역사에 남을 제도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1993년 3월부터 27년 4개월의 검사생활을 마감하며 그는 “진실을 찾는 방법,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 사람을 대하는 방법, 나아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곳 검찰에서 많이 배웠다”며 과거 일선 검사 시절 수사했던 다양한 기억들을 회고했다.


김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 시절 농협 전산망 해킹 사건을 수사했는데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던 순간, 대구지검 1차장으로 근무할 때 조희팔 사건 관련해서 중국으로 도피한 2인자를 중국에서 잡았다는 주임검사 단성한의 전화를 받았을 때 가슴이 뛰었다”며 “결국 검사는 진실을 밝히는 순간에이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고 보람 있는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김준규 검찰총장 시절 대검 정보통신과장으로 근무하며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일과 2007년 KICS 오픈을 관장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김 고검장은 “검찰을 떠나려니 아쉬움도 크지만 홀가분한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현안들의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모아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의식한 듯 “위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며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그 진실에 따라 처리한다면 그에 관한 논란은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은 잠시 가릴 수 있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며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임한다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임사 말미 김 고검장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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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으로 “검찰을 사랑했습니다. 검사였음이 자랑스럽습니다. 김영대 검사, 김 검사로 불릴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라고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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