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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 박원순, 긴박했던 그 날 '33시간'…9일 오전 무슨 말 들었나

최종수정 2020.07.16 12:50 기사입력 2020.07.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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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9일 오전 고한석 비서실장 면담
'성폭력 의혹' 대응서 → '시장 신변 대응'으로 분위기 급변
고 실장 면담 과정서 무슨 말 나왔나

지난 10일 SBS가 보도한 폐쇄회로(CC)TV 영상. 고(故) 박원순 시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서 인근 길을 지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10일 SBS가 보도한 폐쇄회로(CC)TV 영상. 고(故) 박원순 시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서 인근 길을 지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비서 성폭력 의혹을 받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인 9일 오전 최측근인 고한석 비서실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이 과연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시장은 8일 임순영 젠더특별보좌관으로부터 성폭력 추문에 관한 보고를 받은 상황에서도 일부 구청장들과 만찬 일정을 마치는 등 통상 일정을 소화했다.

임 특보로부터 박 시장이 성추문 관련 의혹을 받은 시점인 8일 오후 3시부터 그가 시신으로 발견되기까지인 10일 오전 0시1분까지 전체 시간을 종합하면 33시간이다.


그중 9일 오전 9~10시 사이에 고 실장을 만난 박 시장은 돌연 자취를 감추고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렇다 보니 이 시각에 고 실장으로부터 어떤 보고를 받고 그것이 박 시장 처지에서 일종의 '결단'을 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고 실장이 해당 사건에 일종의 '키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이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이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언론에 공개된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박 시장 공관에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고 실장은 9일 오전 10시10분께 공관을 나선다. 그로부터 34분 후인 이날 오전 10시44분 박 시장도 공관을 나선다.


영상 속 박 시장은 등산복 차림이다. 남색 등산용 모자와 검은색 계열의 등산용 점퍼와 바지, 등산화 등을 착용했다. 서울시 브랜드 '아이서울유'(I·SEOUL·U)가 적힌 등산 배낭을 멘 모습도 보인다.


모두 어두운색 옷차림으로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골목을 걸어 나가다 마주 오던 시민을 힐끔 본 것을 제외하곤 영상 속 박 시장의 시선은 길바닥에 고정돼 있었다.


이후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17분께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다"며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신고접수 후 CCTV 분석을 통해 박 시장이 오전 10시53분께 와룡공원 인근에서 북악산으로 진입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다음날인 10일 오전0시1분 박 시장 시신을 찾아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딸이 박 시장 실종 신고를 접수하기 전 서울시는 이미 박 시장 행적을 파악하는 등 수소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JTBC에 따르면 서울시청 관계자라고 신원을 밝힌 사람은 9일 북악산 안내소에 오전 11시20분, 정오 등 2차례 전화를 걸어 "시장님이 근처에 공사하는 거 보러 가셨는데 공사 현장 갔다가 북악산 안내소 가지 않았느냐"며 물은 정황이 드러났다.


8일 오후 3시 임 젠더특보로부터 '불미스러운 일' 등 첫 보고 이후 이에 대한 대응 국면에서 9일 오전 9~10시 고 실장을 만난 이후부터는 상황이 급변, 성추문 대응이 아니라 사실상 박 시장 신변에 대한 긴급대응으로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고 실장은 15일 경찰 조사 직후 취재진에게 박 전 시장과 마지막 통화 시간을 "약 1시 39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통화 날짜 시점에 대해서 9일 오전인지 오후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의 질문에는 "경찰에 다 말씀드렸다"며 답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15일 긴급브리핑을 갖고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성단체 인권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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