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이스타 M&A '올스톱'
제주항공 무반응에…이스타항공 임시 주총 사실상 무산
D-1 아시아나 M&A도 연기 될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거래 종결시점이 임박한 아시아나항공ㆍ이스타항공의 인수ㆍ합병(M&A) 작업이 사실상 '올스톱' 됐다. 두 항공사의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여전히 M&A 조건과 관련한 유의미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막 발걸음을 뗀 항공업계 구조재편도 무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D-1 아시아나, 사실상 연기수순 =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했다. 딜 클로징(종료)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웠지만, 이는 자연스레 연기되는 분위기다. 인수 선결조건 중 하나인 해외 기업결합 승인(러시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HDC현산과 금호산업 측은 이같은 선결조건 충족 여하에 따라 종결시한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특히 HDC현산은 지난 9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위한 '잠정적 거래종결 시한(Long stop date)'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회신한 상태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HDC현산과 채권단의 재협상은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앞서 HDC현산 측이 서면협상을 요구하자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면서 협상재개를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HDC현산 측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HDC현산이 재협상을 거론한 만큼 당장 인수포기 등 극단적인 카드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 입장에서도 당장 인수를 포기하면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조건을 면밀히 살피고 있을 것"이라면서 "재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금호산업에 지급할 구주대금 인하, 산업은행의 영구채(5000억원) 출자전환, 인수대금 인하 등이 논의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전없는 이스타 M&A…불발위기 = 이스타항공 M&A의 거래종결시한도 임박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발행할 예정인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납입일이 오는 30일임을 근거로 거래종결시점을 오는 29일께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해외 기업결합 심사(베트남),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3100만달러) 해소 등 거래 선결조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지난 2월부터 체불돼 온 임직원 임금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국면이다. 이에 최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체불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으나 제주항공 측은 시큰둥 한 모습이다.
실제 이날 이스타항공은 인수 대비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지만 제주항공이 후보자 명단을 주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임시 주총에 발행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이사 3명 선임, 신규 감사 1명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전달하지 않아 선임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신규 이사와 감사는 계약상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
제주항공 한 관계자는 "거래 종결시점은 양측의 선행조건이 완료된 이후 조정 가능한데, 현재는 해외 기업결합 심사와 타이이스타젯 문제 등이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이와 별도로 체불임금 문제는 현(現) 경영진과 대주주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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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업계에선 인수전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스타항공 경영진도 최근 조종사노동조합 및 근로자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인수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면서 정상화 등에 협조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한 관계자는 "베트남의 기업결합 심사는 오는 7월 중순이면 매듭지어지고, 타이이스타젯 문제 역시 마무리 된 문제"라면서 "대주주는 물론 제주항공 측도 보다 책임감 있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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