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례 제각각·예외적용 복잡…은행만 혼란
땜질식 대출규제 후폭풍…밤9시에 설명자료 쏟아내는 금융당국
시중은행들 가이드라인 요구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고강도 대출 규제 등의 내용이 담긴 '6ㆍ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실수요자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수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그러자 정부는 발표 나흘 만인 22일 전세대출 제한과 관련된 예외조치 등을 담은 보완책을 내놨다. 또 다음날인 23일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관련된 추가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땜질 처방'식 논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고객들의 민원이 속출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금융당국에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틀 연속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며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의 규제 내용과 예외 적용을 설명하고 심지어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특히 전일에는 밤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신규 규제지역 내 분양주택 집단대출에 대한 LTV 적용 관련'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내놨다. 이번에 신규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의 분양주택 집단대출에 대한 LTV 적용 기준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비규제지역에서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역에서도 기존과 동일한 기준으로 LTV가 적용된다. 다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무주택 세대ㆍ처분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1주택 세대에 한정된다. 이 경우 이번 신규 규제지역 지정효과 발생일인 6월19일 전까지 청약당첨이 됐거나 계약금 납입을 완료했다면, 중도금대출을 받는 경우 종전과 같이 비규제지역 LTV 70%를 적용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잔금대출의 경우에는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LTV규제가 적용되나 이미 분양받은 세대의 기대이익을 감안해 중도금대출을 받은 범위 내에서 종전의 LTV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현 LTV 규제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9억원 이하분의 경우 각각 50%와 40%가, 9억원 초과분의 경우에는 30%와 20%가 적용된다.
하루 앞선 22일에는 6가지 사례를 통해 6ㆍ17 전세대출 제한에 대한 논란 완화에 나섰다. 최근 전세대출 제한과 관련해 규제내용, 예외, 적용례 등이 잘못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보도사례가 있어 이를 명확히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자료에서는 3억원 이하에 샀던 집이 가격상승으로 3억원을 초과한 경우에는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아니므로 전세대출 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상속받는 경우에도 '구입'한 것이 아니므로 규제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잇따른 설명자료 배포에도 워낙 사례가 다양하고 예외 적용 여부도 복잡하다 보니 시중은행들의 혼란도 가시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이번 대책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금융당국과 협의에 착수했다. 시중은행 담당자들은 6ㆍ17 대책의 구체적인 적용 사례에 대한 해석을 요구했다. 또 고객 불만이 민원 등의 형태로 은행에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 명확한 선을 그어 달라고도 요청했다. 회의에서도 추가된 규제 적용 범위와 시점을 두고 은행 실무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투기과열지구로 새로 지정된 지역에서 중도금 대출의 대환이 있을 경우 기존 약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다. 정부는 '규제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구매할 경우 6개월 이내에 집을 처분해야 한다'고 했는데, 증액이나 은행의 변경 없이 대환하는 경우에는 이 약정을 규제지역 지정에 따라 다시 맺어야 하느냐가 논란거리다. 또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시 실거주 목적이라면 전입기한의 예외 적용도 문제다. 만약 무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전세 만기일이 1년 이상 남아있는 주택을 구입, 만기일 이후에나 전입이 가능한 경우라면 이 불가피한 사유로 볼 수 있는지 물음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최종 답변을 마련해 조만간 은행권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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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워낙 복잡하다보니 대출 담당자들조차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시장 상황이나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대책을 발표한 후 땜질 처방만을 계속 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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